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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 취업교육프로그램 및 박람회를 마치며...
  • 양화석
  • 등록 2012-04-10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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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일자리센터 수석상담사 이 상 익

 일자리센터에서 3년째 근무하다보니 다양한 계층의 구직자와 만나게 된다. 몸이 불편하신 장애인분들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 분들의 취업성공은 일반인보다 몇 배의 어려움이 있지만, 한 사람의 장애인이 취업을 하게 되면 그 기쁨 또한 몇 배로 다가온다.
 
 여러 장애인 중에서도 특히 취업이 어려운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농아인(언어 청각장애인)들이다. 얼핏 생각하면 ‘농아인들은 다른 장애인들과 달리 육체적으로 건강하니 취업이 쉽지 않겠느냐?’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수 있겠으나 실상 업체에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채용을 더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안산일자리센터에서는 안산농아인협회로부터 이런 어려운 상황을 듣고 농아인들의 취업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으며, 전국 최초로 농아인들을 대상으로 취업교육프로그램을 연계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금번 행사는 2011년 11월에 개최한 ‘농아인 취업박람회’ 행사가 모태가 되었다. 당시 약 100여명의 농아인들이 참석하였으며, 이 중 30여명의 농아인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나, 한편으로는 체계적인 교육없이 박람회를 통해 취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취업에 성공하신 분들이나, 그렇지 못한 분들 모두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셨다.
 
특히 ‘취업에 성공하신 분들이 업체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자리센터에서는 이 분들이 단순히 취업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전국 최초로 농아인들을 대상으로 16시간 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박람회로 연결하는 ‘농아인들을 위한 채용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
 
사실 교육을 기획하면서도 센터에서나 강의를 담당하실 강사님이나 ‘농아인들이 과연 교육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참석을 많이 안하시면 어쩌나’, ‘교육내용에 대해 실망하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면서도 일단 시도해보자고 마음먹고 교육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시작을 하고 보니 우리가 했던 걱정은 말 그대로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교육기간 내내 20명 이상 참여하였으며,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적극적인 참여와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에 강사님도 힘을 얻어 더욱 좋은 강의를 해주셨고, 교육을 마칠 때에는 농아인들이나 강사님 모두 아쉬워 눈가에 눈물이 고일 정도였다.
 
3일간의 교육이 끝나고, 이력서 작성의 시간을 가진 뒤 본격적인 채용행사가 진행되었다. 비록 센터에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참석인원이 적었지만, 좋은 구직자분들이 많이 참석하여 업체에서도 많이 흡족해 하였으며, 현장채용에서도 교육을 받으셨던 분들이 많이 채용되셔서 교육의 효과를 실감하였다. 아쉬운 점은 일자리센터에서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업체가 많지 않아 농아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농아인들에 대한 교육 및 채용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장애인들에 대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것이다. 어떤 구직자는 교육 중 발표시간에 ‘본인은 5년 동안 한 번도 결석한 적도 없고 성실히 일했는데, 본인이 연차를 신청할 때는 “안 된다”고 했던 관리자가, 입사한지 6개월도 안되고, 결석도 잦았던 일반인이 연차를 신청했을 때에는 흔쾌히 허락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정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런 뜻 깊은 행사를 기획하게 해주신 안산시청 주민복지국장님, 일자리정책과장님, 일자리센터담당 계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안산일자리센터에서는 장애인뿐 아니라, 실버, 경력단절 여성, 다문화계층 등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단순한 일자리 정보 제공을 넘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단순한 “취업”이 아닌 직장생활에 만족하며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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