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말이나 6월초쯤 되면 지리산국립공원 세석평전에는 화사한 분홍빛 철쭉으로 눈이 부실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석평전에는 분홍빛 철쭉, 보랏빛 털 진달래의 향연은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이상기온으로 세석평전의 대표적인 관목류인 철쭉, 진달래가 정상적으로 개화되지 않았다.
자원조사 모니터링 담당 박선홍 박사(식물학)는 “올해 봄꽃은 이상저온 현상으로 늦게 개화하였고, 세석평전에 4월 12일 눈이 마지막으로 내린 뒤 4월간 평균이하로 저온이 지속되어 털진달래의 첫 개화시점은 5월 6일(작년의 경우 4월 30일)로 나타났으며 5월 중순에는 반대로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었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화가 늦게 시작되었고 이후 다소 빠르게 진행된 후 철쭉의 개화와 더불어 이른 시기에 꽃이 일찍 졌다. 꽃색 또한 진하게 나오지 않고 예년에 비해 50% 수준에서 개화하다 지는 등 꽃을 볼 수 있는 시기도 짧아졌다”고 말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세석평전과 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고산대 생태계는 기후변화에 취약하며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온의 영향을 받게 되어 절반밖에 피지 않은 철쭉이 아쉽겠지만 국립공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아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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