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과 동학' 등을 저술한 주역연구가 이찬구 박사는 신간 '돈'에서 "고대 중국의 화폐인 첨수도(尖首刀)에서 한글로 보이는 두 글자 '돈'과 '노'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머리가 뾰족한 도폐(刀幣)를 뜻하는 첨수도는 명도전(明刀錢)보다 이른 시기인 중국 춘추시대 중기 또는 말기에 주조·유통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이 박사는 19세기 중국의 고대 화폐 연구가인 이좌현(李佐賢)의 저서 '속천회'(續泉匯)에 '돈'자가 새겨진 첨수도의 탁본이 실려 있었으며, 중국 책 '연하도동주화폐취진'(燕下都東周貨幣聚珍)과 '중국전폐대사전: 선진편'(中國錢幣大辭典: 先秦篇)에서 '노'자가 새겨진 첨수도의 탁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좌현과 오량보(吳良寶) 등 중국 학자들은 이 두 글자를 '알 수 없는 글자'로 분류했다"면서 "이들 글자가 한자가 아니라면 분명히 한글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돈'자와 '노'자가 새겨진 문제의 첨수도는 3천600여년전 요서(遼西) 일대에 세워진 단군 조선의 제후국인 고죽국(孤竹國)에서 주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박사는 추정했다.
그는 "단재 신채호는 고죽국을 조선의 종족이라고 규정했으며 '삼국유사'에 따르면 고구려는 고죽국의 전통을 계승한 나라"라면서 "한글은 지금으로부터 최소한 3천 년 전부터 고죽국 일대에서 사용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훈민정음 서문에 옛글자를 모방했다(字倣古篆·자방고전)는 구절이 나오는데 세종대왕이 이 구절을 통해 조상이 이미 쓰던 문자가 있었다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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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도동주화폐취진'에 실린 '노'자가 새겨진 첨수도 탁본(이찬구 박사 제공) |
그는 "그동안 낱글자 형태의 옛한글이 학계에 소개된 적이 있고, 한글이 일본 신대문자를 본떠 만들었다는 주장 등이 있지만 국내 학계서 옛한글을 글자 형태로 발견한 적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세종대왕의 위대함이 깎아내리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면서 "한글이 몽골 문자파스파 등 다른 나라 문자를 모방해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한글은 남의 글자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우리 옛 한글이 부활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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