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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석 탄 외국인들, '김치찌개' 기내식 냄새에
  • jihee01
  • 등록 2012-07-03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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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토종닭 대한항공은 자사 소유인 제주도 제동목장에서 키운 토종닭을 재료로 한 닭가슴살 구이를 1등석 고객들에게 서비스한다.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 기내식 메뉴에 김치찌개를 도입했다. 김치찌개는 1등석 고객에 한해 24시간 전 사전주문 형식으로 제공됐다. 두 달간의 서비스 결과 1등석에 탑승했던 한국인 100%가 두 번 제공되는 기내식 중 한 번은 김치찌개를 선택했다. 일부 외국인들은 김치찌개 냄새를 맡고는 즉석에서 주문하기도 했다.

하늘 위의 식탁, 기내식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해외 이민을 가던 한국인들이 냄새가 날까 두려워 신문지로, 보자기로 여러 번 꽁꽁 싸매야 했던 김치가 이제는 당당한 메인 메뉴로 자리 잡았다. 98년 대한항공이 선보인 비빔밥은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대한항공 중장거리 국제 선의 승객 60%가 찾는 유명 요리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김치찌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김치찌개를 1등석 기내식 메뉴로 도입했다. 호응이 좋아 오는 9~10월 다시금 선보일 예정이다. 비단 국내 항공사와 한식 메뉴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세계 유명 항공사들은 다양한 국적의 요리사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용하며 전 세계 승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종교와 풍습, 알레르기 여부에 따라 못 먹는 음식이 있는 고객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는 이제 특별한 것도 아니다.

4~5시간의 중거리 노선에서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노선에 이르기까지 기내식 서비스는 그저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항공사의 서비스를 한눈에 보여주는 '얼굴'이 됐다. 기내식 외 다른 음식을 선택할 여지가 없는 승객들로선 기내식의 만족 여하에 따라 항공사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좌우되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비빔밥이 한창 인기를 끌 때엔 입국하려던 상당수 교포들이 "꼭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먹겠다”며 대한항공기를 고집한 경우도 많았다. 기내식 서비스가 고객 유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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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한식 메뉴를 내놨다. 베스트셀러인 비빔밥 외에 비빔국수, 곤드레나물밥, 낙지볶음에 궁중정찬, 한정식 코스요리까지 더해졌다, 최근엔 여름을 맞아 토종 닭백숙이나 초계탕의 보양식과 오이냉국 등의 계절 메뉴를 선보였다. 반찬으로는 무생채, 장조림, 죽 종류로는 녹차죽과 전복죽까지도 맛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 먼저 일반적인 음식 트렌드를 조사한 뒤 계절별로 식재료를 파악해 가능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에 나선다. 이어 기내식센터 소속 100여 명의 요리사들이 참여해 자체 메뉴를 개발한다. 마지막으로는 메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기내 서비스 적합 여부를 판단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2001년 인천공항에 하루 평균 5만5000식을 생산하는 기내식센터를 완공했다. 올 초엔 6만3000여 식을 만들어 하루 생산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금은 인천에 취항한 전 세계 37개 항공사에 기내식을 공급한다. 대한항공은 특히 회사 소유의 제동목장에서 생산하는 한우와 토종닭을 이용한 메뉴를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재료 구입에서부터 조리까지 대한항공이 책임지고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회사 소속 '메뉴개발실'을 통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고 있다. 회사 소속 전문 조리사가 메뉴개발에 힘쓰는 한편 연구단체나 레스토랑과의 제휴를 통한 메뉴개발에도 열심이다. 한식은 궁중음식연구원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궁중정찬'이라는 전통 한식을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엔 영양쌈밥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불고기를 10여 종의 신선한 야채와 함께 구성한 메뉴다. 지난 5월부터는 24개월 이상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위한 '차일드 밀'을 새롭게 단장해 떡볶이·핫도그·치킨너깃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서양식의 경우 유명 양식당인 '라 쿠치나'와 스타 셰프인 에드워드 권과 제휴해 새 메뉴를 개발해 냈다.

싱가포르항공의 1등석 식탁 차림 싱가포르항공은 영국의 고든 렘지 등 전 세계 유명 셰프들로 구성된 자문단 운영을 통해 신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해외 항공사 중 싱가포르항공은 '국제 요리사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연구 중이다. 영국의 고든 렘지, 프랑스의 조지 블랑, 인도의 산야브 카푸르, 일본의 요시히로 무라타, 싱가포르의 샘 렁 등 세계적인 요리사들이 그 멤버다.

중동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의 두 국영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은 고급스러움으로 승부한다. 에티하드항공의 경우 '아라비안 환대 문화'를 기반으로 기내식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일등석 고객에겐 프랑스의 레스토랑 평가책자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 출신의 유명 요리사들이 기내에 탑승해 코스 요리를 내놓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이슬람 문화를 반영해 돼지고기 요리는 내놓지 않지만 어린 양고기 요리나 대추야자 같은 아랍 전통 음식이 기내식 메뉴에 포함돼 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캐세이패시픽 항공사는 중국 요리가 유명하다. 2001년부터 홍콩 내 유명 중식당 요리를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하늘에서 즐기는 최상의 중국요리' 서비스를 실시해 호평받았다.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의 고객은 중국 요리를 코스로 맛볼 수 있다. 이 항공사는 승무원이 밥·토스트·계란을 즉석에서 요리할 수 있도록 전기밥솥과 프라이팬을 기내에 최초로 비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진화하는 기내식 서비스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인 기내식은 항공사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고객들에게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하고 맛있는 기내식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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