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태풍 볼라벤이 지나간 천리포수목원
  • kimjongk
  • 등록 2012-08-31 16:25:00

기사수정
  • 정든 나무들과의 헤어짐속에서 자연의 섭리를 배우다

제 15호 태풍 볼라벤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천리포수목원에서도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라 혹시나 수목원의 벤치와 시설물들이 날라다니며 사람들과 식물에 피해를 줄까 고정되어 있지 않는 장비들은 다 옮겨 싣고, 약한 식물들도 미리 파악하고 정리하고 줄을 묶어 두기도 했지요.

28일 본격적인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기왓장이 날라갈 것 같은 강력한 바람이 불어들기 시작하더군요. 하늘은 갈기 갈기 찢긴 나뭇잎들이 소용돌이 치며  날라다니고 있었어요. 태풍이 서해안을 지나 북한으로 갔다고 했는데도 바람은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았지요. 그렇게 모두에게 태풍의 밤이 지나가고 다음날 수목원을 돌아보는데 생각했던것 보다 상처가 컸습니다. 태풍도 하늘이 하는 일인지라, 인력으로 막지 못한 부분이 있었나봅니다.

 

"큰

▲큰 연못 옆 낙우송의 부러진 가지

큰 연못 옆 낙우송이 성인 키 보다 큰 가지를 내어주고 있었지요. 가슴이 덜컹 했지요. 이정도의 위력이면 다른 나무들은 무사할까?

 

"레이란드측백이

▲레이란드측백이 뿌리채 쓰러진 모습

천리포해변이 보이는 해안전망대를 지나면 만날 수 있었던 레이란드측백나무 형제들이 줄줄이 쓰러져있었지요. 이 나무로 말할 것 같으면, 천리포수목원 설립자인 민병갈(Carl Ferris Miller) 박사가 수목원 조성 초기에 레이란드측백에 대한 정보가 없다보니 너무 가까이 나무들을 심어 서로 경쟁을 하면서 치열하게 자라나 외형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던 나무입니다.

여러사람들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옮겨 심을것을 건의했지만 나무를 심을때 그 나무가 클 것을 배려하고 심으라는 의미로 남겨놓고 아끼셨다는 나무라 수십년간 민병갈 박사의 사랑과 그가 죽고 나서는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사랑을 받은 나무인데  말이죠. 나무를 심을때 배려라는 단어를 생각하게한 나무라 보는 이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키가 큰 나무가 탐방로로 넘어진 상태라 하는 수 없이 일부 나무는 절단을 하게되었습니다.

 

""

하지만 너무 오래 슬퍼할 시간이 저희에게 없어요. 아직 희망이 있는 나무들도 구조해야하고, 또 민병갈 설립자도 하늘이 내린 이런 일에는 자연의 섭리를 따를는게 이치라고 하셨다지요.

 

""

 

"꼬불꼬불

▲꼬불꼬불 스트로브잣나무도 쓰러졌어요

 

"목련나무도

▲목련나무도 기우뚱

수십년간 천리포해변의 모진 해풍과 비바람을 견뎌온 수목원 나무들이 곳곳에서 넘어지고 부러졌지만, 그래도 용기를 잃지 않을려고 합니다.

그리고 새삼 자연의 위력을 실감해 봅니다. 우리는 한낱 바람앞에서 이리도 하찮은 존재인걸요.

그리고 그동안 자식처럼 함께한 나무들에게 밤새 부서운 태풍을 견디어 준것에 감사와 고마움 그리고 죽은 나무들에게는 그동안 정말로 고마웠다고 인사를 전합니다.

쓰러진 나무들을 일으켜 세우고, 생을 다한 나무들을 정성껏 정리해야 하는 우리 천리포가족들 모두에게 힘을 주세요!

 

"거친

▲거친 바람을 이겨내고 목련 아래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 맥문동

참, 이리도 거친 바람이 불어도 또 이리도 아름다운 꽃을 피운 자연이란 것에 대한 한없는 존경을 표합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동구, 전국원전동맹 행정협의회 방사능 방재 대책 해외 시찰 참석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후쿠오카를 찾아, 원전 인근 지역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원전동맹 행정협의회(이하 전국원전동맹)’에서 마련한 방사능 방재 대책 해외 시찰에 참석했다.    전국원전동맹은 울산 동구와 중구, 남구, 북구를 비롯해 부산 해운대구, 금정구, 대전 유성구, 경남 양산시, 전북...
  2. HD현대건설기계 추석명절 맞이 후원물품 전달 [뉴스21일간=임정훈 ]HD현대건설기계(대표이사 최철곤)은  26일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울산광역시동구장애인복지관(관장 이태동, 이하 동구장애인복지관)에 170만원 상당의 명절선물 세트를 전달했다.    명절선물세트(참기름과 볶음깨 세트)는 장애인 100세대에 추석명절의 정과 함께 전달된다.    HD현대건설기계 자재운영...
  3. 중구의회 ‘병영성 연구회’, 북문지 복원자료 수집 위한 선진지 견학 (뉴스21/노유림기자)=울산 중구의회(의장 박경흠)가 병영성 북문지의 복원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중구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병영성 연구회’(대표의원 안영호)는 25일 충청남도 홍성과 공주를 찾아 홍주성과 공산성의 성곽 복원 정비 선진사례를 살펴보고 병영성 접목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
  4. 울주군, 가을맞이 관광이벤트 운영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다음달부터 오는 11월까지 관광객들이 깊어가는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가을맞이 관광 이벤트’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먼저 모바일 스탬프투어 ‘울주단풍명소’ 코스를 운영한다. 간월재, 구량리 은행나무, 자드락 숲 등 8개소 중 6개소에서 스탬프 획득 후 선물을 ...
  5. 화정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추석 맞아 온누리상품권 전달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 화정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하연재)는 추석 명절을 맞아 61세대의 복지대상 가정에 총 305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은 명절을 맞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따뜻한 명절을 보내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전달된 상품권은 지역 전통시장에서 사용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
  6. 울주군, ‘울주카페투어’ 지도 제작·카페투어 챌린지 운영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지역 관광 명소와 카페를 연계한 ‘울주카페투어’ 지도를 제작하고, 다음달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울주카페투어 챌린지 이벤트’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울주카페투어 지도에는 공고를 거쳐 모집·선정한 카페 70곳이 수록돼 관광객이 울주 전역의 다양한 카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7. ‘트라우마’→‘마음 멍’ 한글날 넘어 삶 속으로 스며든 울산 한글교육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한글날을 맞아 학생, 교사, 전 직원이 함께 우리말 사랑을 실천하고,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생활 문화를 조성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학생 주도 우리말 순화 운동’과 ‘교원 주도 우리말 교육 활성화’로 올바른 언어 사용 문화를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데...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