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가 ‘진주’와 ‘삼천포’란 지역명을 빼고 새로운 이름을 짓기로 했다.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는 지난 7월 29일 임시총회를 열고, ‘진주·삼천포 12차 농악’ 명칭 변경의 건을 결의했다. 이날 보존회가 변경하기로 결의한 명칭은 12차 농악(1순위), 사천 12차 농악(2순위), 영남 12차 농악(3순위) 등 모두 3가지이다. 1순위 농악 12차는 지역명이 들어가야 한다는 문화재청의 입장에 따라 지역명칭이 들어간 ‘사천 12차 농악’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보존회는 농악의 전통성을 잇는 부분에서 ‘진주’라는 명칭을 빼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생존을 위한 선택’차원에서 명칭 변경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존회는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문화재청에 명칭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에서는 보존회가 명칭 변경신청 서류를 제출하게 되면, 심사를 통해 명칭 변경 지정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보존회가 명칭 변경을 결정한 것은 이대로는 단체를 운영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진주와 삼천포란 양 지자체의 이름으로는 어느쪽에서도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진주시는 보존회가 사천시에 있다는 이유로 지원에 인색했다. 사천시도 양지역 이름이 들어갔는데 사천시만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사천시는 전수관 운영과 관련해 연간 1500여만 원, 인간문화재에 월 8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악전수관 리모델링에 1억 5000만 원(도비 7500만 원, 시비 7500만 원)을 지원했다.
특히, 사천시는 진주라는 명칭을 뺄 경우 시립풍물단 창단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리성에 가산오광대와 함께 사용하는 60억 원 규모의 연합전수관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진주시의 지원은 사천시는 물론 국비 지원보다도 훨씬 적은 상황이다. 국비 지원의 경우 단체 운영과 관련해 월 300만 원, 공개행사비 1000만 원(연간 1회), 지역행사비 900만 원(연간 1회) 등이다. 하지만, 진주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사회단체보조금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를 지원한 것이 전부다.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의 명칭변경에 대해 사천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고, 진주시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사천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원래 사천 남양이 농악의 발상지이다. 그런데, 진주라는 지역명을 함께 사용하게 되면서 사실상 예산지원에 부담스러웠다. 정작 지원하는 곳은 사천시인데 진주시가 그동안 이름 덕을 본 것이다. 사천시에서 지원하는 만큼 진주라는 지역명칭을 빼는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진주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진주삼천포농악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이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진주라는 명칭을 빼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전통과 뿌리가 있는데 몇사람이 바꾸자고 해서 맘대로 명칭이 바뀌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진주지역에 있는 농악 관련 인사들과의 마찰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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