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가 시공하고 있는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공사가 불과 3개월 만에 재 시공에 들어가는 등 ‘엉터리 시공’으로 밝혀지자 부실시공에 따른 예산낭비 지적과 함께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천시는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 관로를 따라 사천지역에서 삼천포 지역을 잇는 자전거 도로 개설공사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천시 용현면 신송부락 구간 사업을 하면서 3개월 전 송지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개설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공을 맡은 A 업체는 하천 도로보다 1.5m 정도 높게 다리가 설치되도록 기초공사를 했다. 이 기초공사대로 다리가 개설되면, 하천 도로와 다리 노면의 높이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게 되는 기형적인 다리가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에 마을주민들이 하천도로와 다리노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천 기초를 낮추도록 공사 변경을 요구했지만, 사천시와 시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폭 30m정도의 송지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아치형으로 개설되는데, 다리 중간에 교각이 설치되지 않는다. 이는 하천변에 설치된 기초공사로서 다리의 모든 하중을 견뎌야 하는 만큼 기초공사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다리의 기초공사 부분에서도 큰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9월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송지천 일대에 많은 양의 물이 유입되면서 하천의 법면이 무너져 내렸고, 동일 선상에 있던 기초공사도 이때 그대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송지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이미 개설된 상태라면 최근에 무너진 ‘제2의 장남교’ 꼴이 될 뻔한 아찔한 상황이다.
결국, 사천시와 시공사는 지난 19일부터 재시공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주민들이 애초에 요구했던 1.5m 정도 기초공사를 낮춰서 다리를 가설키로 하고 공사를 변경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마을주민들은 사천시가 부실시공으로 혈세를 낭비한 것은 물론 주민들의 편의를 도외시하는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마을주민 A 씨는 “우리가 안된다고 경고할 때는 묵살하더니 이제 와서 두번 공사하며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며 “눈에 보이는 뻔한 일도 두번씩 되풀이하는 사천시 행정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사천시 관계자는 “경남도의 하천기본계획에 맞춰 시공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도로높이 등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하자는 차원에서 경남도에 건의했고, 재시공을 하게 됐다”며 “재시공에 대한 공사비는 시공업체가 부담하는 것이다.
따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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