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KT-1이 페루에 수출된다.
인도네시아와 터키에 이어 해외 수출 세번째 쾌거다.
8일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에 따르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방위사업청이 지난 7일(페루 현지시간 11월 6일 오전 10시) 페루 국방부와 정부간 거래방식으로 2억 달러 규모의 KT-1 20대를 수출하기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과 스위스가 장악하고 있던 중남미 항공기 시장에 한국이 처음으로 진출, 남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루 현지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KOTRA 오영호 사장, 방위사업청 노대래 청장과 KAI 김홍경 사장 등이 한국측을 대표해 참석했고, 페루측 인사로는 우말라 대통령, 까뜨리아노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수출은 KOTRA가 KAI를 대신해 직접 페루 정부와 프로젝트의 계약 당사자로 서명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는 최근 국제 방산시장에서 페루 등의 구매 국가들이 방산물자의 투명한 거래, 기술이전과 교육협력 등 수출국과의 협력증진을 이유로 정부간 거래를 선호함에 따른 것이다.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항공기이자 대한민국 공군의 기본훈련기인 KT-1은 브라질 엠브레어사의 Emb-314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정치외교와 지리적으로 유리한 브라질이 사실상 남미 훈련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수출계약이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현재 페루 공군의 훈련기도 1980년대에 도입한 엠브레어사의 Emb-312이라는 점에서 브라질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경쟁 기종보다 30% 저렴한 유지비와 페루의 가장 시급한 대테러작전과 반군진압 등에 최적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극적인 수출계약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에는 정부와 국방부 그리고, 현지 대사관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사업기간 동안 총 5차례에 걸친 정상회담과 3차례의 의원 외교 활동을 펼쳤고, 국방부는 A-37 잉여물자 제공을 약속했다.
또, 방위사업청은 페루 국방부와 포괄적 방산 군수 협력 MOU, 국방기술품질원은 정부품질보증 MOU를 체결해 국산 방산물자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그리고, 주로 전시회와 상담회 등 마케팅 지원을 통한 수출 지원을 담당해 오던 KOTRA는 페루측이 요구한 정부간 거래방식의 계약체결을 위해 세부내용을 조율한 것은 물론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방위사업청 등과 유기적으로 KT-1의 수출 성사에 힘을 보탰다.
KAI 김홍경 사장은 “브라질과 스위스가 훈련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남미에 국산 항공기 첫 수출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정부에 매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KT-1 기본훈련기는 방과학연구소와 KAI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독자모델 항공기로서 우수한 기동, 저속 성능과 함께 조종불능 상태인 스핀(Spin) 기동에서의 회복 능력에 있어 동급 기본훈련기 중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100여대의 KT-1 계열 항공기가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돼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위한 기본훈련기와 무장을 탑재한 경공격기로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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