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와 창원대의 통합추진 양해각서 체결로 대학간 통합 바람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지방 사립대학들이 교육 수요와 선호도를 중심으로 학부·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3일 교육부와 각 지방 대학들에 따르면 해마다 신입생 충원율의 하락속에 대학간 통.폐합 모색과 함께 대부분의 지방 사립대들이 정원미달이 우려되는 비인기학과들을 통폐합하는 한편 인기학과의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방 사립대들이 사실상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 `몸집 줄이기′를 통한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
◆미충원율 높은 비인기학과 통·폐합 = 경남대는 2005학년도 모집 정원을 40명 줄이면서(현재 3천650명) 생활과학부·토목환경학부·테크노 경영학부를 학과단위로 낮추고 응용수리학부·생명화학부는 자연과학부로 흡수시키는 등 4개 학부와 14개 전공을 폐지키로 했다.
부산 동의대도 내년도 입시에서 인문학부 철학전공과 교육윤리학부 윤리문화학전공을 철학윤리문화학과로 통합하면서 정원을 20명 줄인다는 계획이다.
전북 전주대는 신입생 감소와 학생들의 선호도를 고려,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원을 390명 줄이면서(현재 3천280명) 화학·생명과학·테크노 경영학 등 8개 전공을 폐지, 전체 전공수도 69개에서 61개로 줄였다.
충북 서원대는 경영학부 4개학과, 국제경영학부 3개학과, 정보분석학부 8개과를 1개 학부로 통합하고 신입생 지원율이 낮은 무용학과는 2005학년도에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했고, 영동대는 건강관리과·생명공학과·제약공학과를 생명·신약관련 학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광주에 있는 호남대도 신입생 미충원율이 높았던 학과를 중심으로 유사학과들의 통폐합으로 내년엔 정원을 130여명 줄인다는 계획이다.
원주 상지영서대의 경우 인기가 없어 정원을 못채운 디지털정보과·인터넷영상미디어과·사이버무역과·문예창작과 등 4개과를 폐지하기로 했다.
◆인기학과는 오히려 증원 = 이같은 학부·학과 통폐합 바람 속에서도 인기학과는 오히려 정원을 늘리거나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 경성대는 200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신학과와 산업공업과 정원을 각각 30명, 10명 감축하는 대신 체육학과·연극영화학과·호텔관광경영학과 등은 10∼20명씩 늘리기로 했다.
경남 김해 인제대도 전자정보통신공학부와 컴퓨터공학부, 디자인학부 등의 인원을 줄이는 대신 신입생들이 선호하는 보건행정학부 20명, 음악학과 8명을 각각 증원할 계획이며 충북 영동대는 스포츠복지과(가칭) 등의 신설 방안을 연구중이다.
또 경남 진주의 국제대는 소방공학과와 전자공학과를 소방방재공학과로 통폐합하면서 정원을 70명에서 105명으로 늘렸으며 인터넷무역학과는 관광중국학과로 명칭을 변경할 예정이다.
◆기타 = 광주대는 폭넓은 학부시스템이 대학발전에 역행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공학계열, 예술대학 등의 학과를 세분화해 전공영역을 세분화하는 한편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 귀금속 보석 디자인 등의 학과를 포괄하는 문화.교양학부를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충청대도 지역 산업체 등에서 인력 수요가 많은 항공 관련학과와 레저·의료분야학과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의 신라대는 몸집을 줄이는 대신 호텔형 기숙사를 완비하고 캠퍼스 전역에 걸친 정보화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나서는 등 학생 서비스 향상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경기 경원대도 같은 재단인 경원전문대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학간 통합이 확정될 경우 자연스럽게 유사학과의 통폐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속초 동우대는 충원율이 저조한 6개 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오는 2006년부터 원주 제2캠퍼스로 돌리고 2010까지 4개 학과를 추가 이전, 모두 10개학과 950여명의 신입생을 원주 제2캠퍼스에서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부산의 다른 대학들도 6월 수시모집전에 유사.비인기학과 통합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갈수록 신입생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이같은 학부·학과간 통폐합 현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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