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4일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집회가 큰 불상사 없이 끝났다. 이날 오전 11시 경부터 평택 팽성읍 본정리 본정농협 주변에 집결한 시위대는 경찰과도 큰 충돌없이 오후 5시께 해산했다. 이날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경찰의 원천봉쇄에도 집회를 강행, 평택 팽성읍 대추리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마찰도 있었으나 오후 3시 30분께 본정농협 주변 도로에서 1시간 여 동안 정리집회를 갖고 자진 해산했다. 이날 범대위 시위대 4,000여 명은 경찰의 원천봉쇄로 대규모 시위대의 대추리 진입이 여의치 않자 기지 이전 터 바깥 본정농협과 이전 터 내 대추리 평화공원 등 두 곳에서 동시에 집회를 가졌다. 집회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가 경찰 저지선을 뚫기 위해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비폭력적인 분위기 속에서 집회가 마무리 됐다. 특히 이날 집회가 불상사 없이 마무리된 것은 우선 시위대가 죽봉과 쇠파이프 등 폭력적 시위도구 사용을 자제하는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고, 경찰도 강경진압을 자제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후 1시 반쯤에는 '전의경 부모의 모임' 회원 50여 명이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는 본정농협 앞 집회현장을 방문해 폭력시위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으려는 과정에서 경상 5명(시위대 3명, 경찰 2명)의 부상자가 나왔고, 돌과 흙을 던지며 과격시위를 벌인 30여 명을 연행했지만, 경찰은 시위주도자의 적극적인 검거를 위한 강경진압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번 평택 집회가 평화적으로 끝난데는 한명숙 국무총리의 간곡한 대국민 호소문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지난 12일 기지 이전 예정지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헤아리면서 '국민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여기서“경찰과 군인,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주민, 이 모두가 우리의 아들, 딸이고 형제들인데 우발적 충돌로 폭력의 악순환에 휘말린다면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폭력과 투쟁이 아닌 평화로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난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또 하나의 사례를 이뤄내자"고 호소했었다. 한편 국방부는 15일부터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을 위한 기지 이전 예정지 측량을 실시하고 이달 중 지반조사를 병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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