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하루 종일 토고전 얘기꽃...인터넷선 경기 관전평 댓글 잔치
토고전 승리의 ‘붉은 열기’를 식히기라도 하는 듯 비가 내렸지만 감동의 여운은 길고 길었다.14일 시민들은 하루 종일 월드컵과 거리 응원을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아침 인사도, 식사 자리의 화제도 온통 토고전이었다.◆아침 출근길 차량 통행 줄어서울 시내 IT업체에 근무하는 이강인(34)씨는 “인터넷으로 토고전 경기를 검색해서 보고 또 봤다. 회사 동료들이 다들 흥분해서 월드컵 이야기 뿐”이라고 직장 분위기를 전했다.회사원 전희숙(26·여)씨도 “친구들과 광화문에서 응원한 뒤 기분이 좋아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집에 들어가 겨우 옷만 갈아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물론 서 있는 사람들까지 죄다 졸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밤샘 응원으로 곧장 직장에 나가는 사람들과 지각자들이 속출하면서 시내 도로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마지막 프리킥 공돌리기 논란 포털사이트 등에도 전날 경기에 대한 환호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주로 승리의 벅찬 기쁨을 토로하는 내용이었지만 “이걸 보려고 4년을 기다렸나” “이기긴 이겼지만 답답하다”는 등의 비판적인 내용도 있었다.특히 토고전 막판 프리킥 때 공돌리기를 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찬반 의견이 갈리며 팽팽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아이디 minpine은 “2002년 세계가 한국 축구에 감동한 것은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보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며 “프리킥 찬스마저 포기하고 공을 돌린 것은 야유를 받기에 충분하다”며 ‘찝찝하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프리킥 대신 공을 돌리자고 제안한 한국팀 선수가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글도 이어졌다. 하지만 “섣불리 공격하면 치명적인 역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 대표팀의 ‘냉정한 플레이’를 옹호하는 이들도 많았다. ◆4년 전 세계 감탄한 질서 실종 아쉬워 4년 전 외신이 감탄하던 길거리 응원문화가 실종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실제 광화문이나 상암 월드컵 경기장 등 대규모 응원이 벌이진 곳곳에는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넘쳐났다. 2002년 당시엔 거리 응원이 끝나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주변을 정돈했지만 이번 응원전에서는 그러한 광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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