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동안 주소로 사용해온 지번 방식의 주소가 2007년 4월 5일부터 도로 이름과 건물번호로 표시하는 '도로명 주소'로 전면 개편된다. 도로명주소는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199-1 그랜드파크 ○○○호' 같은 지번 방식을 '홍은동 논골1길 21 ○○○호'식으로 바꾸는 것으로 지번인 '199-1' 대신 도로이름인 '논골1길'과 건물순서인 '21'로 주소가 위치를 표현한다. 정부는 2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주소변경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현재의 지번 주소는 2011년까지 병행사용한다. 도로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도로명방식 주소는 모든 도로마다 시작과 끝을 정하여 '사랑길', '한빛로', '진달래길' 등으로 이름을 붙이고, 도로의 시작부터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로 순서에 따라 번호를 부여한다. 과거 지번 방식이 50번지 옆에 600번지가 붙어있는 등 들쭉날쭉하였다면 앞으로는 주소만으로도 위치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홍은동 논골1길 21'은 홍은동 그랜드호텔 옆의 '논골1길'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11번째 건물이라고 바로 알 수 있다. 도로명주소는 1997년 서울 강남구와 안양시 등 6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해 현재 인구기준으로 68%가 완료됐다. 대부분의 도시는 도로명주소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정부는 나머지 32% 지역도 2009년까지 모두 도로명주소로 바꿀 계획이다. 또 행정자치부는 2007년 1월부터 '새주소' 포털 사이트를 통해 새주소 검색, 주소변환, 전자지도, 위치찾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새주소' 포털은 도로개설, 건물신축 등 끊임없이 달라지는 주소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전국단위 표준지도를 제공한다.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도로명주소체계가 정착되면 우리 생활에 뿌리박혀있는 불합리한 일재잔재를 청산하고 세계 공통의 도로명 주소를 갖게 된다"며 "연간 4조 3,000억 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 속에 뿌리박힌 일재잔재 청산현재 주소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번 방식은 1910년대 일재가 토지수탈과 조세징수를 목적으로 만든 지적제도에서 출발했다. 이 같은 토지지번 주소표기 방식은 토지이용이 많지 않았을 때에는 큰 불편이 없었으나 196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개발과 인구증가 속에서 덧붙이기 식으로 주소를 부여해 지번간의 연계성이 없어지고 정보가치가 떨어졌다. 인천 작전동이 경우 50번지와 600번지가 바로 붙어있으며, 인천 계산동에는 897번지에 부번이 150개나 붙어 있어 주소로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 새로 지어진 상가나 빌딩이 건물에 주소를 표기하지 않고 건물이름만을 사용하면서 주소로서의 기능이 점점 떨어졌다. 현재 주소로는 직접 찾아가는 경우뿐만 아니라 각종 우편물을 배달하거나 화재, 범죄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곤란한다. 세계적으로도 지번 방식을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OECD 국가들은 물론 중국과 북한도 도로명방식 주소제도를 사용하며, 우리나라에 지번방식을 도입한 일본도 1962년에 주소제도를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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