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직을 불과 한 달 남겨 놓은 소방관이 주택 붕괴 사고 현장에서 앞장 서서 인명 구조에 나섰다가 건물에 매몰 돼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14일 오후 7시52분쯤 부산시 금정구 서2동의 2층짜리 주택에서 가스 폭발로 인해 건물이 무너지면서 금정 소방서 서동파출소 부소장 서병길(57·사진)소방장이 건물 더미에 깔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서 소방장은 폭발 신고를 접수한 뒤 대원들을 이끌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 입주민 김모(59)씨를 구조한 뒤 “건물안에 사람들이 더 있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대원 2명과 함께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서 소방장은 2층에 있던 할머니를 구조해 내보낸 후 건물 입구 쪽으로 대원들을 대기시킨 후 혼자 내부를 살피던 중 건물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매몰됐다. 결국 서 소방장은 15일 0시40분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서 소방장은 올 연말에 정년 퇴임할 예정이었다.굳이 현장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출동,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바친 그의 희생 정신에 후배 대원들은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