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년 본고사 문제 성립 안 돼...경찰 살인미수 혐의 영장신청
김명호(50) 전 성균관대 조교수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판사 테러’ 사건의 발단이 된 수학문제가 사실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성균관대는 1995학년도 대학별 고사 수학Ⅱ의 7번에 서술형 주관식 문제를 출제했다. 당시는 대학별 본고사가 시행되던 때였다. 문제는 “영벡터가 아닌 세 벡터 a, b, c가 모든 실수 x, y, z에 대하여 x a + y b + z c≥ x a + y b을 만족할 때, a⊥b, b⊥c, c⊥a 임을 증명하라”는 것이었다. 이 문제의 전제 조건은 ‘영벡터가 아닌 세 벡터 a, b, c가 존재해 모든 실수 x, y, z에 대하여 x a + y b + z c≥ x a + y b을 만족한다’는 것이다.그런데 전제 조건에 나온 부등식이 모든 실수 x, y, z에 대해 항상 성립한다고 가정하고 문제를 풀면 a, b, c는 모두 영벡터일 수밖에 없다. 즉 문제의 전제 조건 자체에 모순이 있는 것이다. 채점위원이던 김명호씨는 이를 지적하고 이 문제에 대해 전원 만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듬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이후 복직을 요구하는 소송에서도 잇따라 패했다. 김씨의 재임용 탈락이 1997년 들어 세계 수학계에 알려지면서 한국 수학계와 과학계가 ‘국제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한편 ‘판사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16일 오후 김명호씨에 대해 현직 고법 부장판사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