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랑소방서 주최 행사서...사다리차 바스켓 기울어
소방 안전교육 중 학부모 3명의 사상자를 낳은 추락사고는 사고 예방 노력만 철저히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17일 오전 11시45분께 서울 중랑구 묵동 원묵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정모(39·여)씨 등 학부모 3명이 굴절형 고가 사다리차에 올라탔다가 24m 아래 땅으로 떨어져 이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차량은 봉 형태로 접혔다 펴지며 위로 올라가는 방식의 ‘굴절형’ 사다리차로 와이어 특정부위가 끊어지는 순간 바스켓이 기울어졌다가 원위치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바스켓 밖으로 튕겨져 나간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소방관 미동승…안전 매트 없어이번 사고는 소방당국이 와이어 장치에 대한 점검 규정이나 체험교육시 안전수칙 등을 마련하지 않아 발생한 예견 가능한 사고였다. 안전에 대해 교육을 하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안전에는 지나치게 둔감했던 셈. 소방당국은 사고가 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와이어에 대한 점검은 1차례도 하지 않았다. 와이어가 끊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해봤다”라고 말했다. 사고차량은 1998년 12월1일 출고됐지만 이후 와이어는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고 지난 2월21일 정기검사를 받았지만 와이어 테스트는 없었다. 게다가 현장에는 바닥에 매트리스나 그물망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사람과 바스켓을 고정시켜주는 벨트도 없어 사고를 당한 학부모들은 몸을 봉에 부딪친 다음 운동장의 딱딱한 바닥에 떨어져 부상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 수십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장시간 사다리차를 탔으며 사고 당시 소방관이 탑승장소인 바스켓에 동승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스켓에 탔었다는 한 학생은 “행사를 진행한 소방관이 높은 곳에 올려놓고 바스켓을 흔들어 겁을 주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해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오세훈 시장 “소방서장 직위해제”한편 서울시는 17일 낮 소방안전교육을 받던 학부모 2명이 추락사한 사건과 관련, 현장 책임자인 중랑소방서장을 18일자로 직위해제했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지에서 사건 소식을 보고받고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서울시 관계자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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