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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 상상을 초월하는 33인의 유쾌한 발상
  • 뉴스21
  • 등록 2003-03-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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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김영하, 이우일 등저 / 휴머니스트(humanist)
옛날 중국 사람들은 살아있는 코끼리를 직접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죽은 코끼리뼈를 얻어다가 그 형상을 그려보곤 했다고 한다. 《한비자》 〈해로〉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지금 일상어로 쓰는 상상(想象)이란 말이 그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오늘날 상상은 想像라 표기함). 묵직한 뼈를 맞춰가며 중국 사람들이 떠올린 코끼리의 이미지는 무엇이었을까?
200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에도 상상의 의미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을 재구성하면서 실현 가능한 또 다른 창조물을 얻는 것을 일컫는다. 텍스트의 끊임없는 결합과 해체, 장르와 형식을 넘나드는 가로와 세로 지르기를 통해 상상은 넓고 넓게 확대 재생산된다. 상상만 해도 새 것이 나오니 그야말로 상상은 신나는 과정이다.
휴먼 논픽션의 첫 기획물 《상상》은 우리 시대 리더 33인의 상상 탐험이다. 이들과 함께하는 상상 여행은 때로는 운치 있는 역에서 정차하기도 하고, 각박한 현실을 박차는 혼합의 역을 지나 무한히 확장되는 새로운 역에 도착하기도 한다. 마지막 역 플랫폼을 나오면 자유의 새로운 공간을 만나게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상상의 힘은 현실의 땅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겸허의 힘이다. 겸허의 힘은 우주의 정기로 승화한다. 상상은 천상의 누각을 짓는 일이 아니라, 판자촌을 천상의 누각으로 바꾸는 일이다. 달 위에 동네를 짓는 일이 아니라, 달동네를 달같이 아름다운 동네로 바꾸는 일이다.
- 《상상》 서문 중에서《상상》 속의 상상들은 다양하다. 현실 비판적 상상도 있고, 미래를 미리 끌어당겨 온 상상도 있으며, 과거를 떠올리는 상상도 있다. 우리 일상을 새롭게 꾸미는 ′굿 아이디어′ 같은 상상도 있고, 잔잔하게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서정적 상상도 있으며, 고뇌의 심연을 건드리는 자기 성찰적 상상도 있다. 리더 33인의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은 21세기 국제 사회의 경쟁 무기인 상상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달동네를 달같이 아름다운 동네로 바꾸려는 겸허의 가치가 동반된 상상이어서 더욱 환상적이다. 이 책을 순서대로 읽고 책장을 덮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33인의 다양한 이미지를 자신의 이미지와 결합하고 재배치하면서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나가는 데 아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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