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영조35년(1759) 66세의 영조는 15살의 어린 신부 정순왕후를 계비(두번째 부인)로 맞이했다. 당시 영조와 정순왕후의 혼례를 기록한 책이 '영조정순후가례도감의궤'다.문화재청 창경궁관리소는 2일 창경궁 통명전 앞에서 영조정순후가례도감의궤을 바탕으로 '왕과 비'의 궁중혼례를 재연했다.영조와 정순왕후의 역할은 이날 실제 결혼식을 올린 김동완(27)씨와 윤아름(25.여)씨가 맡았다.김동완ㆍ윤아름 부부는 초간택(서류심사)과 재간택(면접), 삼간택(궁중복식 심사)의 절차를 거쳐 왕과 왕비 역으로 선정됐다.김씨는 "연애할 때부터 창경궁에서 데이트를 자주했다"며 "평생 한 번 있는 결혼식인 만큼 남다르고 뜻깊게 치르고 싶었다"고 말했다.창경궁 선인문을 출발한 혼례행차는 홍화문과 영춘헌을 거쳐 통명전에 도착했다. 왕과 비가 정청에 입장하자 영조정순후가례도감의궤에 따라 본격적인 식이 진행됐다.먼저 왕과 비가 서로 배례를 하는 교배지례 뒤 천지신명에게 혼인을 알리는 서천지례, 왕비 비가 혼인을 서약하는 서배우례, 부부의 연을 상징하는 표주박잔에 따른 술을 함께 마시는 근배지례의 순으로 이어졌다.이날 행사를 지켜본 관람객 서지영(28.여)씨는 "궁궐 건물을 그냥 두는 것보다 이런 행사에 활용하는 것이 관람객 입장에서는 더 많은 볼거리를 볼 수 있어 좋다"며 "궁궐에서 혼례를 올린 신랑ㆍ신부가 정말 기분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정남 창경궁관리소장은 "건축문화만이 아닌 보다 다양한 궁중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창경궁에서 궁중혼례 재연하게 됐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미비한 점을 보완한 뒤 궁중혼례를 정기적인 행사로 정착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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