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3명을 포함해 62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버지니아 공대의 최악의 교내 총기참사 범인이 한국 교포로 밝혀졌다. 미국 경찰은 17일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한국계인 조승희(23)라고 발표했다. 범인 조승희는 영문학과 4학년으로 미국 영주권자이며, 버지니아주 센터빌에 주소지를 두고 있지만 이 학교 하퍼 홀 기숙사에서 거주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승희는 9mm와 22mm 권총 두 자루를 가지고 16일 오전 7시 15분께(현지시각) 이 학교 웨스트 앰블러 존스턴 기숙사에서 2명을 사살한데 이어 약 2시간 뒤 공학부 건물인 노리스홀에서도 총기를 난사해 30여 명을 사살한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범인의 가방에서는 지난 3월 구입한 글록 9mm 권총의 영수증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여자친구와 다툰뒤 총격”살인 동기는 정확하게 밝혀지고 있지 많지만 미국 인터넷 신문 드러지리포트는 “범인이 여자친구를 찾아 기숙사로 왔으며 다투는 과정에서 친구와 학생을 차례로 사살했다”고 전했다.이와 관련 조병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정부는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경악과 충격에 빠졌다”며 “다시 한번 희생자와 유족, 국민들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또 외교부 당국자는 “용의자와 관련, 17일 오후 늦게 미국 국토안보부가 한국계 영주권자로 믿고 있다는 정보를 알려왔다”고 소개했다. 용의자의 신원에 대해 이 당국자는 1984년 1월18일생으로 한국계 영주권자이며 1992년(8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그 이후 계속 미국에서 거주해왔다고 설명했다.◆한국인 사망자도 있는 듯한편 총기 난사 사건의 사망자 명단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이름이 포함돼 한국(계) 학생의 희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버지니아공대 학생 신문 웹사이트에 공개된 이번 사건 사망자 14명의 명단에는 헨리 리(컴퓨터공학과 1학년)라는 이름이 올라 있는데 ‘리(Lee)’라는 성으로 볼 때 한국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믿을 수 없다” 시민들 침통17일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사건의 범인이 한국교포 학생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과 네티즌은 “믿을 수 없다”고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공무원 이모(43)씨는 “오늘 아침에 사무실에서 직원들하고 미국 총기사건 얘기를 하면서 다행히 우리나라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 충격적”이라며 “앞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인을 싸잡아 비판할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한국인 증오범죄 우려”회사원 김태주씨는 “워낙 많은 사람이 숨져서 사건 자체로도 충격이었는데 범인이 한국교포 학생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뉴스게시판에 글을 남긴 ‘dorjaba’씨도 “한국인으로서 할말이 없다.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과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증오 범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회사원 김영옥(32)씨는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 사는 한국 유학생이나 교포들이 해꼬지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가 나서서 어수선한 교민사회를 진정시키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한국인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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