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된 전남 무안 화훼수출단지가 ‘고추밭’으로 전락하는 등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생산된 국화는 품질이 떨어져 수출길이 막혔으며 농민들은 타개책으로 단지 내 일부에 꽃 대신 고추를 심어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일 무안군에 따르면 올 3월초 국비와 군비 등 26억원을 투입, 운남면 하묘리 일대 2만평에 화훼수출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운영할 무안꽃회사영농조합을 설립했다.
무안군은 설립 당시 무안국제공항과 연계, 단지에서 재배된 국화의 전량을 일본으로 수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출하한 120만 송이의 국화가 국제규격에 미달하면서 한 송이도 수출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땅에 섬유질이 부족해 발육부진이 심한 데다 올해 잦은 비로 인한 습해와 병충해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무안군 의회는 이와 관련, 최근 군을 상대로 벌인 행정사무감사에서 “하우스 내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국화의 품질이 수출기준에 미달하면서 국내용으로 전락했다”면서 “이는 당초 조성목적에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민들은 국화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남아도는 5000평의 시설에 고추를 심어 재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합관계자는 “꽃 모종을 심는 과정에서 수확까지 모든 시설을 자동화해야 하고 온도유지 등 성장 환경도 첨단화해야 수출경쟁력이 생긴다”면서 “현재의 상태로는 수출하기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안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경영여건 회복을 위해 영농조합이 틈새 작물로 고추를 재배한 것으로 안다”면서 “내년부터 생산되는 국화를 일본으로 전량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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