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문근식 시인, 이 시대가 지나면 잊혀질 이야기 산문집 출간
  • gbjang
  • 등록 2010-11-10 11:25:00

기사수정
  • ‘길에서 그리운 이름을 부르다’

“이 시대가 지나면 잊히고 말 것들, 가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섣불리 꺼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 너무 멀리 떠나왔지만 그래도 추억의 이름으로 남아 있는 소중한 것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시인이면서 충북 음성군청에 재직하고 있는 공무원이기도 한 저자가 월간 『삶과 꿈』의 <속삭임>이라는 코너에 3년 동안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이 짧은 이야기가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동무들이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왔는지 세상 가장자리에서 지워져 가는 추억을 되살리며,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여유와 그 여운으로 또 며칠 세상을 버틸 의미를 찾는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라고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모두 4부 31편의 산문으로 묶여진 이 산문집은 그동안 저자가 찾아간 어렵고 가난했지만 아련한 그리움의 추억으로 남아 있는 지난 삶의 이야기들이 한 데 모여 자잘한 화음을 이루고 있다.
 
산문집에서 저자는 긴 겨울밤 한 소년이 되어 문밖에 서서 듣던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를 듣고, 땅따먹기를 하던 마당에 서 있기도 하고, 오일장에서 귀를 막고 서서 기다렸던 뻥튀기 아저씨의 뻥이요~ 소리를 찾아다녔다. 거기에서 저자는 자신의 유년의 모습들을 발견하고, 가설극장이 서던 공터에 무성영화의 주인공으로 서성이기도 했다.
 
우리는 세계의 변화에 맞추어 앞만 보고 달려가고, 그 속도에 따라 생활도 가치관도 바뀐다. 컴퓨터와 편리에 길들여진, 가난을 모르고 자라나는 다음 세대는 갖지 못할 추억들을 저자는 ‘그리움’이라는 이름의 질그릇에 조곤조곤 담아내었다.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인 문근식 시인이 그려내는 추억의 풍경들은 따스한 감성으로 마음에 스며든다.
 
책의 뒷글을 쓴 최준 시인은 ‘추억’과 ‘그리움’의 정체를 밝혀 놓았다.
 
“시간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기억’을 덧칠하고 매만져서 결국은 ‘그리움’이라는 하나의 마음속 풍경으로 자리 잡게 한다. 우리가 ‘추억’이라 부르는 실체가 그러하리라. ‘추억’은 당시에는 ‘얼룩’이었을지 몰라도 결국은 ‘무늬’로 남아 있는 지난 삶의 흔적들이다. 그렇다! ‘얼룩’이 ‘무늬’가 된 것―이것이 바로 추억이다.”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배어 있는 짙은 ‘그리움’의 향기가 피어오른다. 팍팍한 현실에서 잠시 추억의 오솔길로 읽는 이의 마음을 데리고 가는 이야기들. 책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들도 곁들여 있어 그 풍경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2.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3.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석 맞이 첫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북구 양정동 오치골에서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6일(월), 북구 양정 생활체육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상설 무대에서 **‘제1회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지역 대표 캐릭터 ‘까미·.
  4. 신간 <죽음의 쓸모> 박미라 시인이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96번으로 나왔다.  박미라 시인의 시(의 특징)를 한마디로 축약하기는 어렵지만 거칠게 축약하자면 “정밀한 묘사에서 힘을 얻는 서사, 깊은 사유를 품은 어둑한 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이번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의 등뼈를 이룬다. 노련한 ...
  5. SSG의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 류효승, 네 타자 연속 홈런포 홈런 군단 SSG의 강타선이 또 한 번 프로야구사에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서막은 에레디아가 열었습니다.4회 첫 타자로 나와 NC 로건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습니다.다음 타자인 최정은 더 큰 아치를 그렸습니다.이번에도 타구가 왼쪽 방향으로 날아갔는데 관중석을 넘어가 장외 홈런이 됐습니다.이어 좌타자...
  6.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불꽃’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후원으로 마련한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 ‘불꽃’을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문화공장 방어진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조선산업 역사를 개척해 온 노동자들의 땀과 열정, 치열한 삶과 고귀한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여, 산업역군으로 시대를 개척한 구민들...
  7. 형용사의 쓸모 인생을 흰 도화지에 비유하곤 한다. 무엇을 그리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 하지만 아름다운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만큼이나 ‘어떻게’ 그리는지가 중요하다. 밑그림이 조금 부족해도 다채로운 색깔을 조화롭게 사용할 때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에 무엇을 그릴지를 고민하는 것이 ‘명사’형 인생이라면 어떻게 그릴지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