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 호탄동 현장 조사…결과따라 공사차질 우려
내년 완공을 눈앞에 둔 진주혁신도시 건설공사가 공룡 발자국(본보 8일자 1면 보도)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혁신도시 관계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9일 오후2시께, 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진주시 호탄동 혁신도시 건설현장에는 10여 명의 문화재청 위원들이 찾아 현장실사를 벌였다.
이들은 30여 분 가까이 현장을 둘러 본 뒤, 취재진과의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현장을 떠났다.
현장조사에 나선 위원들은 국책사업인 혁신도시 조성 현장이라는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 한 듯, 언론과의 접촉은 일절 피했다. 현장을 조사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한 위원은 “개별적으로 위원들이 답하기는 곤란하다. 위원들이 모여 논의를 거친 뒤 문화재청의 공식 입장이 나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이미 공사가 한창 진행된 혁신도시 건설공사가 문화재 지정으로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역정서를 의식한 듯 현장조사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시행사인 경남도개발공사측도 말을 아꼈다. 문화재청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현재로써는 알수 없는 만큼 섣불리 예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룡발자국이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사업차질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극도로 긴장한 모습으로 현장조사를 지켜봤다.
현재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생활거주지역으로 공동, 단독 주택이 들어설 택지지역으로 알려져, 만약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각종 건축행위 제한 등의 제약으로 분양 계약 해지 등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개발공사 측은 사업부지 내 적정 장소에 이전 복원해 전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위원들의 현장조사에는 시행사인 경남도개발공사, 진주시 관계자, 취재기자들이 대거 몰려 큰 관심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발견된 익룡의 발자국은 총 545개. 그밖에 새 발자국 화석 642개와 육식공룡의 발자국도 화석도 67개가 발견됐다.
하지만 추가적인 발굴로 더 늘어날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장설명에 나선 진주교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조사단장 김경수 교수는 “지난 3월에 첫 발견 이후 태풍과 장마가 잇따라 오면서 상태가 나빠진 화석도 있지만, 대체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익룡발자국 발견에 대해 “경남지역에는 이제껏 익룡발자국이 하동 화력발전소 채석장 등지에서 간헐적으로 발견되었는데, 보행렬이 이렇게 뚜렷하고 길게 나타난 화석은 상당히 드물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보행흔적은 물론, 새발자국과 공룡발자국이 함께 혼재해 있어, 공룡과 익룡의 공동생활, 행동양식 등의 습성연구와 보행 특성을 연구할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익룡발자국이 발견된 지층은 진주층으로 불리는 암석지대로, 약 1억1000만년 전에서 1억 2000만 년 전 정도에 형성된 걸로 추정했다.김 교수는 “연대는 전기백악기에 해당 되는 것으로, 발견된 발자국의 밀집도 등을 보면 당시에 이 지역에 많은 공룡이 살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진주혁신도시 건설 공사는 LH, 경남도개발공사, 진주시가 공동시행사로 지난 2007년 준공에 나서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경남개발공사가 맡은 혁신도시 부지는 수용인구 1만3038명(4499세대)으로 4795억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전체 50%가 넘는 순조로운 공정률을 보이며 조성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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