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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임모씨 |
[SOS] 왜, 이 사람은 ‘1인 시위’를 하게 됐을까
흙·나무로 만든 1평 남짓 움막집서 전기·물도 없이 독거(獨居)
불안한 생활… 돌보는 가족도 없고, 행정·이웃들 도움 기피해
한 지역주민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진도읍 북상리에 거주하는 임모(53)씨는 자신의 몸 상체에 시위 피켓을 걸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군청 앞 의자에 계속 앉아 있었다. 그는 피켓에 ‘이동진 군수는 태풍 북구비 지원금 지급하라, 민생 민주행정 실천하라’는 문구를 적어놨다.
“왜 1인 시위를 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임씨는 “지난 태풍 무이파 때 집 지붕이 날아갔다. 경제고 해결 차원에서 행정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그가 1인 시위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임씨의 주변 이웃들에 따르면 그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돌보는 가족들이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정상적 사회 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2009년부터 진도읍 북상리 산 언저리에 흙과 나무로 1평도 안되는 움막집을 만들어 거주하고 있으나 생존에 필수적인 전기, 상수도, 화장실을 설치하지 않아 건강과 위생 등 생존권이 크게 위협 받고 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생활도구는 나뭇가지로 만든 침대, 휴대용 가스렌지, 옷과 속옷 몇가지가 전부다.
이처럼 열악한 주거환경속에서 임씨는 움막집 주변에 만든 작은 밭에서 재배한 가지, 호박, 고추를 읍시가지 등 거리에 내다 판 돈으로 끼니 등 생활고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도움 청하면서 '도움의 손길' 기피
중요한 사실은 임씨 스스로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서도 정작 행정당국의 지원과 주변 이웃들의 도움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도군은 그를 지원하기 위해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했으나 임씨는 현금 또는 현물(움막집 수리 자재) 지원을 계속 고집하면서 행정당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면 지원금을 반드시 통장으로 수령해야 함에도 임씨가 스스로 통장을 없애고, 현금을 요구하고 있고 있다”며 “움막직을 고쳐 주려고 하지만 각목 등 일부 자재만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할뿐 거주환경 자체를 개선하려는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변 이웃들이 쌀, 김치 등 음식물을 가져다 줘도 임씨는 ‘나는 거지가 아니다. 필요없다’며 도움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 도움, 재활 치료 필요
그동안 임씨의 생활을 지켜봐왔던 이웃 주민들은 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상태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는다.
주민 김모씨는 그에 대해서 “임씨는 스스로 자립할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그를 돌봐줄 가족이나 친지가 없는 상황에서 나이를 감안했을 때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 생활이 계속된다면 한 순간에 큰 병을 얻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특히 “단순하게 음식이나 옷가지를 간접 지원해 준다고 임씨가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며 “재활치료 등을 직접 지원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상인의 생활 수준으로 회복되도록 도와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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