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국인의밥상,ㅡㅡ진도군편
  • 이석구
  • 등록 2011-11-30 10:34:00

기사수정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1년 농사를 지으면 3년을 먹고 살만큼 풍요로운 땅’이라는 진도는 과거 유배의 섬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한반도 서남쪽의 맨 끝이라는 위치 탓에 왜구의 침략도 잦아 섬사람들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사시사철 푸른 섬 진도는 대파와 구기자 그리고 진돗개, 홍주 등 다양한 특산물로 유명하다.

특히 우리 식탁의 반찬 중 60%의 양념이 이곳에서 난다고 하니 얼마나 풍요로운 섬인지 알 수 있다.

울돌목, 세방낙조, 진도홍주, 아름다운 230개의 유인도와 무인도 그리고 그 안에 사람들! 넉넉한 인심이 있고 푸른 빛 만큼 순수한 사람들이 있는 진도의 밥상에는 어떤 음식과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한국에도 대마도가 있다?

진도에는 230개의 유인도와 무인도가 있다. 그 중 요즘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관매도 옆, 조용하게 자리 잡은 진한 쑥 향 가득한 섬, 대마도가 있다.

큰 말의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은 그 옛날 말 목장이 있었다는 유래가 있다. 여느 시골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은 떠나고 유난히 조용한 이 곳 어르신들의 하루는 달력을 보고 물때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작은 배를 타고 가까운 바위섬으로 톳과 뜸부기, 보찰 등 바다의 보배를 캐러 떠나는 부녀회 어머니들을 따라 날 것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밥상, 대마도의 밥상을 만나본다. 

뜸부기가 제사상에 올랐다?

미역과 비슷한 뜸부기는 해조류 중 하나로 옛날엔 바위 위에 너무 많아서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너무 귀해 꽤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진도 섬사람들은 뜸부기에 소고기를 넣어 제사상에 올리기도 하고 잔칫날이면 빼놓지 않고 해 먹었던 귀한 음식이라고 한다.

바다에서 직접 캐 싱싱한 뜸부기로 만든 뜸부기 무침과 뜸부기 닭국 등 다양한 요리를 만나보고 함께 배를 타며 멸치잡이를 했던 남편을 떠나보낸 조도의 미망인의 제사상에서 그리움이 담겨 있는 뜸북국 이야기를 들어본다.

보릿고개를 넘기게 해준 톳 밥과 파랫국

톳 채취를 생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대마도 사람들. 바위에 붙어있는 톳을 칼로 떼어내기 한창이다.

보릿고개 시절, 보리 조금에 톳 이만큼을 섞어 톳 밥을 지어 파랫국과 함께 연명했다는 어르신은 마당에 고구마 빼때기를 널며 톳은 쳐다보기도 싫다며 상 위에 올라온 톳밥 대신 흰 쌀밥을 드신다.

하지만 아직도 그들의 밥상엔 톳무침, 톳나물, 톳 밥 등 톳 음식이 빠지지 않고 올라온다.

힘든 보릿고개를 시절을 넘게 해준 고마우면서도 ‘징글징글한’ 톳 밥과 파랫국을 마주하고 털어놓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시사철 푸른 섬, 생명의 섬 진도!

진도에는 계절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온통 푸른 밭이다. 겨울임에도 대파와 쑥 등 다양한 채소가 가득하다.

과연 풍요로운 땅답게 어장에도 다양한 생선들이 그물 가득히 올라온다. 그 중에서도 겨울에 제 맛이라는 간재미는 홍어의 사촌쯤으로 홍어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크기는 약간 작고 식감은 비슷하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삭혀서 먹지 않는다는 것!

꾸득꾸득하게 말려 쪄먹거나 새콤달콤하게 회무침을 해서 밥반찬으로도 먹지만 이 곳 사람들은 잔칫날 등 중요한 날에 빠트리지 않고 먹는다고 한다. 대마도의 마을 잔치에서 간재미의 맛을 만나본다.

푸른 진도, 붉게 물들다

한반도 제일의 일몰명소인 진도의 세방낙조. 붉은 햇덩이가 푸른 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눈과 가슴이 먹먹해진다.

“세상의 극치가 이곳에 있다!”라고 얘기한 200년 전 어느 탐험가의 말이 과연 사실임을 알 수 있다.

그 아름다운 붉은 빛을 그대로 병에 담은 진도 홍주는 지초로 붉은 빛을 내 맛과 향으로 사람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아리랑 가락에 장단을 맞춰 흔들리는 초록색의 대파 밭, 잔잔하게 일렁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온통 붉은빛으로 물든 230개의 섬!

저마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오늘도 묵묵히 섬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섬사람들의 모습에서 세상의 극치를 만나본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동구, 전국원전동맹 행정협의회 방사능 방재 대책 해외 시찰 참석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후쿠오카를 찾아, 원전 인근 지역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원전동맹 행정협의회(이하 전국원전동맹)’에서 마련한 방사능 방재 대책 해외 시찰에 참석했다.    전국원전동맹은 울산 동구와 중구, 남구, 북구를 비롯해 부산 해운대구, 금정구, 대전 유성구, 경남 양산시, 전북...
  2. HD현대건설기계 추석명절 맞이 후원물품 전달 [뉴스21일간=임정훈 ]HD현대건설기계(대표이사 최철곤)은  26일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울산광역시동구장애인복지관(관장 이태동, 이하 동구장애인복지관)에 170만원 상당의 명절선물 세트를 전달했다.    명절선물세트(참기름과 볶음깨 세트)는 장애인 100세대에 추석명절의 정과 함께 전달된다.    HD현대건설기계 자재운영...
  3. 중구의회 ‘병영성 연구회’, 북문지 복원자료 수집 위한 선진지 견학 (뉴스21/노유림기자)=울산 중구의회(의장 박경흠)가 병영성 북문지의 복원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중구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병영성 연구회’(대표의원 안영호)는 25일 충청남도 홍성과 공주를 찾아 홍주성과 공산성의 성곽 복원 정비 선진사례를 살펴보고 병영성 접목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
  4. 울주군, 가을맞이 관광이벤트 운영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다음달부터 오는 11월까지 관광객들이 깊어가는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가을맞이 관광 이벤트’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먼저 모바일 스탬프투어 ‘울주단풍명소’ 코스를 운영한다. 간월재, 구량리 은행나무, 자드락 숲 등 8개소 중 6개소에서 스탬프 획득 후 선물을 ...
  5. 화정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추석 맞아 온누리상품권 전달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 화정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하연재)는 추석 명절을 맞아 61세대의 복지대상 가정에 총 305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은 명절을 맞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따뜻한 명절을 보내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전달된 상품권은 지역 전통시장에서 사용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
  6. 울주군, ‘울주카페투어’ 지도 제작·카페투어 챌린지 운영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지역 관광 명소와 카페를 연계한 ‘울주카페투어’ 지도를 제작하고, 다음달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울주카페투어 챌린지 이벤트’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울주카페투어 지도에는 공고를 거쳐 모집·선정한 카페 70곳이 수록돼 관광객이 울주 전역의 다양한 카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7. ‘트라우마’→‘마음 멍’ 한글날 넘어 삶 속으로 스며든 울산 한글교육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한글날을 맞아 학생, 교사, 전 직원이 함께 우리말 사랑을 실천하고,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생활 문화를 조성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학생 주도 우리말 순화 운동’과 ‘교원 주도 우리말 교육 활성화’로 올바른 언어 사용 문화를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데...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