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1년 농사를 지으면 3년을 먹고 살만큼 풍요로운 땅’이라는 진도는 과거 유배의 섬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한반도 서남쪽의 맨 끝이라는 위치 탓에 왜구의 침략도 잦아 섬사람들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사시사철 푸른 섬 진도는 대파와 구기자 그리고 진돗개, 홍주 등 다양한 특산물로 유명하다.
특히 우리 식탁의 반찬 중 60%의 양념이 이곳에서 난다고 하니 얼마나 풍요로운 섬인지 알 수 있다.
울돌목, 세방낙조, 진도홍주, 아름다운 230개의 유인도와 무인도 그리고 그 안에 사람들! 넉넉한 인심이 있고 푸른 빛 만큼 순수한 사람들이 있는 진도의 밥상에는 어떤 음식과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한국에도 대마도가 있다?
진도에는 230개의 유인도와 무인도가 있다. 그 중 요즘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관매도 옆, 조용하게 자리 잡은 진한 쑥 향 가득한 섬, 대마도가 있다.
큰 말의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은 그 옛날 말 목장이 있었다는 유래가 있다. 여느 시골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은 떠나고 유난히 조용한 이 곳 어르신들의 하루는 달력을 보고 물때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작은 배를 타고 가까운 바위섬으로 톳과 뜸부기, 보찰 등 바다의 보배를 캐러 떠나는 부녀회 어머니들을 따라 날 것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밥상, 대마도의 밥상을 만나본다.
뜸부기가 제사상에 올랐다?
미역과 비슷한 뜸부기는 해조류 중 하나로 옛날엔 바위 위에 너무 많아서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너무 귀해 꽤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진도 섬사람들은 뜸부기에 소고기를 넣어 제사상에 올리기도 하고 잔칫날이면 빼놓지 않고 해 먹었던 귀한 음식이라고 한다.
바다에서 직접 캐 싱싱한 뜸부기로 만든 뜸부기 무침과 뜸부기 닭국 등 다양한 요리를 만나보고 함께 배를 타며 멸치잡이를 했던 남편을 떠나보낸 조도의 미망인의 제사상에서 그리움이 담겨 있는 뜸북국 이야기를 들어본다.
보릿고개를 넘기게 해준 톳 밥과 파랫국
톳 채취를 생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대마도 사람들. 바위에 붙어있는 톳을 칼로 떼어내기 한창이다.
보릿고개 시절, 보리 조금에 톳 이만큼을 섞어 톳 밥을 지어 파랫국과 함께 연명했다는 어르신은 마당에 고구마 빼때기를 널며 톳은 쳐다보기도 싫다며 상 위에 올라온 톳밥 대신 흰 쌀밥을 드신다.
하지만 아직도 그들의 밥상엔 톳무침, 톳나물, 톳 밥 등 톳 음식이 빠지지 않고 올라온다.
힘든 보릿고개를 시절을 넘게 해준 고마우면서도 ‘징글징글한’ 톳 밥과 파랫국을 마주하고 털어놓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시사철 푸른 섬, 생명의 섬 진도!
진도에는 계절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온통 푸른 밭이다. 겨울임에도 대파와 쑥 등 다양한 채소가 가득하다.
과연 풍요로운 땅답게 어장에도 다양한 생선들이 그물 가득히 올라온다. 그 중에서도 겨울에 제 맛이라는 간재미는 홍어의 사촌쯤으로 홍어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크기는 약간 작고 식감은 비슷하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삭혀서 먹지 않는다는 것!
꾸득꾸득하게 말려 쪄먹거나 새콤달콤하게 회무침을 해서 밥반찬으로도 먹지만 이 곳 사람들은 잔칫날 등 중요한 날에 빠트리지 않고 먹는다고 한다. 대마도의 마을 잔치에서 간재미의 맛을 만나본다.
푸른 진도, 붉게 물들다
한반도 제일의 일몰명소인 진도의 세방낙조. 붉은 햇덩이가 푸른 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눈과 가슴이 먹먹해진다.
“세상의 극치가 이곳에 있다!”라고 얘기한 200년 전 어느 탐험가의 말이 과연 사실임을 알 수 있다.
그 아름다운 붉은 빛을 그대로 병에 담은 진도 홍주는 지초로 붉은 빛을 내 맛과 향으로 사람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아리랑 가락에 장단을 맞춰 흔들리는 초록색의 대파 밭, 잔잔하게 일렁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온통 붉은빛으로 물든 230개의 섬!
저마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오늘도 묵묵히 섬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섬사람들의 모습에서 세상의 극치를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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