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막을 내리자 이번엔 물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와 정치권의 요청에 가격 인상을 미뤘던 업체들이 값을 올릴 시기를 재고 있는 것. 지난 연말부터 가격을 올리려다 철회했던 맥주와 음료, 두부·콩나물 업체들은 정부와 정치권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액화석유가스(LPG) 역시 값이 오를 것이 유력하며, 이는 택시요금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풀무원은 지난 연말 두부와 콩나물 등 10여 개 품목 15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7% 인상하기로 했다가 하루 만에 없던 일로 했다. 농심 켈로그도 지난 2월 시리얼 가격을 최고 5% 인상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OB맥주와 롯데칠성 역시 값을 올리려다 사흘 만에 물렸다. “총선이 지나면 아무래도 인상 자제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들 업체는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12일 “원료 가격은 물론 물류비와 인건비가 모두 올랐다”며 “인상 요인이 그야말로 턱밑까지 차 있다”고 말했다.
각 업체들은 상반기가 아니면 올해 아예 값을 올릴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정국이 펼쳐지는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물가 억제책을 고수할 경우 용량을 줄이거나 제품을 살짝 개선한 뒤 가격을 올리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도 나온다. 계속된 인상 억제로 수익구조가 흔들릴 판이어서 이런 식으로라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동안 '물가 안정'을 내세워 각종 생활필수품 가격을 내렸던 대형마트들은 원래 가격으로 되돌릴 시점을 찾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할인 때문에 납품업체의 출혈이 심해 적절한 시점이 되면 가격을 환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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