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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한국사회 `탈출구′가 안보인다
  • 서민철 기
  • 등록 2003-10-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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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우주로 가는데.." 정쟁.불황.이념갈등속 `방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다′
13억 중국인들이 세계 3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순간, 과거 중국을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던 한국은 정치 분쟁과 경기침체, 이념 갈등의 혼돈 속에 점점 끝없는 추락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배운 중국은 이제 한강을 넘어 `유인 우주시대′를 열었지만 한국은 ,장강(長江)의 도도한 흐름에 뒤쳐져 따라가기 조차 힘에 부친 모습이다.
연일 봇물처렴 터져나오는 정치인들의 대형 비리 사건은 이미 국민에게 리더십에 대한 깊은 불신만 안겨주었고,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마저 냉소에 묻히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정부의 장밋빛 전망은 거리로 내몰린 청년 실업자들과 생계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가족들 앞에 오히려 깊은 절망감만 더해주고 있다.
공산주의의 맹주였던 중국이 `실용주의′를 앞세워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 `정경분리′ 원칙 속에 `국부(國富)′를 착실하게 쌓고 있는 반면, 한국 사회는 끊이지 않는 정쟁과 이념 갈등, 노사대립 등으로 경제의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위기감은 팽배해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현실. 중국의 비상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게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경제, 이제는 길게 볼 때다 =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허약한 경쟁력과 장기 계획의 부재로 꼽고 있다.
정부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주먹구구 식으로 경제 정책을 운용하면서 실업, 빈곤, 빈부격차 등 경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한국 경제는 크게 구조적으로 내수 위축과 장기 경쟁력 약화라는 두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서민들이 극도로 소비를 꺼 려 유발된 내수 위축은 신용불량과 실업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파생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경제운용 실패 책임이 크다. 최근 1~2년동안 정부는 장기 계획없이 단기적 시각으로 정책을 개발해 시행했다. 외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길거리 신용카드 발급 허용 등이 좋은 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장기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점이 심각하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고비마다 성장을 이끈 핵심 산업이 있었지만 최근 IT산업 이후 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하고 연구,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일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조기에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삼찬 하나증권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연착륙이 내수 부진 극복과 소비심리 회복에 중요하다"며 "최근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해 대책을 내놓고 있는 데 뒤늦은 감이 있지만 방향은 적절하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치가 `윈-윈′ 이끌어야 = 재신임 정국 등 정치 불안의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치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경제 주체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결국 정치가 살아나야 한국 사회의 재도약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김석준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국은 실용주의적 시장사회주의로 국가 에너지가 결집돼 과거 홍위병 시절의 `잃어버린 10년′을 딛고 도약했다"며 "한국도 김영삼, 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남남내부갈등을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지금까지 국가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 정국은 여야 정치권이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서 국가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포함한 4,5자 회담 등의 방식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생각은 버리고 서로 이득을 보는 ′윈-윈′(Win-Win)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 정치는 경제를 도와주지는 못하고 발목을 잡고 있다"며 "참여정부 출범 후 더 그런 양상이 강해졌고 결국 정치적 갈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재신임 정국까지 오게 된 듯 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지금이라도 빨리 모든 사회단체와 정당, 정부가 갈등과 대립보다는 조정과 합의를 통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생활 속 리더십 절실 = 정치적, 이념적 혼란이 심화되면서 사회 일각에서는 군사 정권 시절의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향수가 확산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쇠퇴 징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층부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발 독재 시대의 리더십이 우주 시대의 대안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흥사단 장동현 사무총장은 "우리사회는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급격한 변화를 겪어 왔다. 아래로부터의 투쟁으로 김대중 정부때 이르러 절차적 민주화의 수준까지 빠른 민주화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리더십과는 다른 새로운 수평적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십은 성숙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사회구성원들도 아직 문화적 정신적으로 민주적인 제도적 틀에 부합하는 생활속의 민주주의가 내면화되지 않아 적응과정에서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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