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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는 노무현 대통령의 약칭일 수 없다
  • 김만춘
  • 등록 2005-07-18 0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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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신문제목 표기 부적절…국가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 지켜야
“‘盧’가 ‘노무현 대통령’의 약칭일 수 없다.” 일부 언론이 노무현 대통령 약칭 표기를 무분별하게 ‘盧’로 쓰고 있는 것과 관련,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목을 축약하기 위한 편집상의 편의와는 상관없이, ‘盧’라는 약칭이 기사내용이나 제목 표현과 결합하면서 다분히 ‘의도성’이 담기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언론학자와 미디어 비평가들은 참여정부와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는 별개로 하더라도 기사 제목은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와 우리 스스로의 자존을 위해서도 ‘정상적 약칭’을 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일부기사의 제목을 보면 실제 편집자들이 어떤 ‘감’으로 약칭을 사용했는지가 간접 확인된다. 盧 “친미주의자 발언 도마 위에” 盧 한마디에 與 정책 오락가락 해외서 돌아와보니 盧 “머리아파” 인터넷에서 검색한 제목을 분석하면 ‘盧’라는 약칭은 일반 보도기사보다는 해당 매체와 기자의 ‘시각’이 포함된 분석기사 등에서 더 많이 발견되는 특성을 보였다. 단순 약칭에서 표현이 한발 더 나간 제목들도 보였다. 이 정도라면 누가 보더라도 거친 표현임이 한 눈에 드러나는 제목들이다. 盧가 공감했다는 강원택교수 책 내용은 盧에 이메일 “국내기업 수도권 신·증설 허용을” “볼턴, 盧와 면담 안되자 전화기 꽝” 보기에 따라 최소한의 예우를 생략한 것은 물론, 대통령이 아니라도 삼가야 할 표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동원되고 있다. 성 한 자로 이렇게 대통령을 ‘축약’한 사례는 사실 역대 어느 대통령 시대에도 없었다. 역대 대통령 누구도 ‘李’ ‘尹’ ‘朴’ ‘崔’ ‘全’ ‘盧’ ‘金’으로 표기되지는 않았다. 1989년 1월의 신문들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을 '노대통령'으로만 표기했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성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재직 당시 ‘盧’라고 표기된 사례는 없었다. 지난 1989년 1월 한 달치의 경향·서울·한국·동아 4개신문의 1면기사를 분석한 결과 노 전 대통령은 모두 42회 제목에 등장했으나 모두 ‘노 대통령’으로 표기됐다(한국언론재단 PDF자료). 盧대통령 헝가리방문 추진 盧대통령 연두회견, “地自制 연내 실시” 부시, 새달 26일 訪韓, 盧대통령과 정상회담 물론 현직의 다른 요인들, 예컨대 ‘이 총리’ ‘한 부총리’ ‘박 대표’ ‘윤 국방’ 등은 정상적 호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 ‘한’ ‘박’ ‘윤’ 등으로 불리지는 않는다. 언론은 마음만 먹으면 ‘한 자짜리’ 약칭을 쓰면서, 이를 제목 표기의 관행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언론의 제목에서 노 대통령 약칭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과 관련, <미디어오늘>의 이영태 편집국장은 “신문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한 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노 대통령을 한 글자로 표기하는 것에는 대통령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며 진지한 논의와 함께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국편집기자협회 박정철 회장도 “기본적으로 편집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노 대통령’ 넉자로 줄일 수도 있고 더 줄일 수도 있다”며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면 한 자로 줄인 표현들이 대통령에 대한 친근함의 표현일 수도 있고, 국민의 자유가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일전에 편집기자협회 차원에서도 대통령 약칭 표기에 관한 논의를 한 적이 있다”고 소개하고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하고 이를 지켜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광운대 주동황 교수(미디어영상학부)는 ‘일부 매체들이 반복적으로 의도성을 가지고 약칭을 쓰는 경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예전에 비해 신문 제목이 길어지고 두 줄 혹은 세 줄의 제목도 많이 쓰는 추세이므로 사실 ‘대통령’이나 ‘노 대통령’으로 써도 표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 교수는 “편집 기술상 제목을 줄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기사의 부정적 이미지와 연결되면서 의도성을 드러낸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매체가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면 독자에게 오해를 살 소지를 스스로 없애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해 5월 일부 매체가 노 대통령이 등장할 때마다 ‘노’로 표기, 논란이 됐고 이와 관련 당시 양정철 국내언론 비서관(현 홍보기획 비서관)이 청와대브리핑에 “대통령의 ‘이름’과 ‘직책’을 돌려주십시오”라는 기고를 실어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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