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선 그 어느 때보다 20대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청년들이 정작 자신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 주요 대선 후보들의 ‘청년공약’에 대한 이해없이 투표장으로 나가는 ‘깜깜이 투표’가 진행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선관위가 발표한 ‘19대 대선 적극투표층 조사’에 따르면 20대 적극투표층은 84.2%로 지난 대선에 비해 18.5%p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19대 대선 대학생 요구 실현을 위한 전국대학 학생회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지난달 13~17일 전국 대학생 4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1.6%가 이번 대선에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20대 대학생들의 후보 선정 기준은 각 후보들의 공약보다는 외모나 언행, 네거티브 공방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서모(20ㆍ여) 씨는 들뜬 목소리로 “이번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아야하기 때문에 오는 9일에 신중하게 꼭 투표할 예정”이라면서도 “(나 자신을 포함해) 주변 친구들도 정책과 공약의 중요도는 알지만 정작 관심이 가는 것은 네거티브 공방이나 가십거리”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살고 있는 대학교 4학년생 김모(23ㆍ여) 씨도 “투표는 무조건 할 예정이지만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아예 모른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공약보다는 외모나 언행 등 전체적인 인상을 보고 판단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들의 정책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의 경우에도 TV 토론회에서 언급되는 내용에 대한 공약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 중인 대학교 2학년생 정모(21) 씨는 “TV토론회를 통해 주로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에 대해 정보를 얻고 있을 뿐 굳이 찾아보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집을 뜯어볼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청년고용할당제 확대 ▷청년구직촉진수당 ▷알바존중법 도입,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청년고용보장 계획 실시 ▷공공부문 ‘직무형 정규직’ 도입,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청년사회상속제 도입 ▷학자금대출제 개선 등 다양한 청년 정책을 내놓고 있었지만 정작 청년층의 관심을 끌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대학사회 내부에서도 이 같은 모습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네트워크는 지난달 27일 ‘전국대학 동시다발 투표선언’을 진행하며 투표율을 높이자는 것과 동시에 각 대선후보들의 청년 관련 공약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제대로 투표하자고 주장했다.
네트워크측은 각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청년들의 요구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총장직선제 폐지 ▷고지서상 등록금 액수 인하 ▷최저임금 인상 ▷비민주적 대학운영 중단 ▷비교육적 재단 문제 해결 ▷대학구조조정 중단 등 31페이지 분량의 질의서를 각 대선후보에게 전달한 상태다.
이승준 네트워크 공동대표(고려대 총학생회장)는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받는대로 대학생들이 알기 쉽도록 청년 정책 가이드북ㆍ알림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생들이 공약이 아
닌 인상만으로 투표를 하는 것은 공약을 제대로 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예산과 자원배분에 대한 지식을 쌓는데 주저하기 때문”이라며 “유권자가 공약에 관심이 없다보니 후보자들까지도 공약 시행 시기에만 관심을 가질 뿐 ‘어떻게’라는 문제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