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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공격, 러시아 측이 협상에 진지하게 응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 목적?
  • 김민수
  • 등록 2025-06-04 10: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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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우크라이나가 전황이 불리한데도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대담한 공격을 계속 가하는 것은 러시아 측이 협상에 진지하게 응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현지 시각 3일 분석했다.


최근 수개월간 우크라이나군은 대부분의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조금씩 밀려 후퇴하고 있으며, 지난해 여름에 기습공격으로 점령했던 러시아 북서부 쿠르스크주에서도 밀려나 철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을) 끝장낼 준비가 돼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대폭 양보가 없는 한 러시아가 휴전 제안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왔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는 지난 1일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4곳에 드론 117대로 공격을 가해 장거리 폭격기 41대에 타격을 가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따른 피해 규모가 러시아가 보유한 전략 순항 미사일 투발 수단의 34%에 해당하며 금액으로는 70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NYT는 공개된 자료를 분석해 당시 공격으로 투폴레프(Tu)-95를 포함해 12대 이상이 파괴됐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과 유럽의 안보 당국자들은 러시아 전략항공기 20대가 파괴됐거나 심하게 파손됐으며 이 중 Tu-95이 최소 6대, Tu-22M이 최소 4대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양국 간 휴전을 위한 2차 협상이 열리기 전날 이뤄진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진격하지는 못하더라도, 전쟁을 계속한다면 러시아 측도 위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냄으로써 보다 진지하게 휴전 협상에 임하도록 촉구하는 뜻이 담겨 있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공격 다음날인 2일 양국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휴전을 위한 2차 협상을 벌였지만 휴전 조건 등을 두고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약 1시간 만에 포로·전사자 교환 외에는 별다른 성과 없이 협상장을 떠났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핵 정책 프로그램 공동 책임자를 맡고 있는 제임스 M 액턴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군수시설 타격은) 이제 러시아 측이 진지하게 협상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러시아인들을 설득하려는 것”이라며 다만 “(이런 시도가) 성공할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쟁을 끝내기가 힘든 이유 중 하나로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측은 진지하게 협상하거나 양보할 이유가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꼽으면서 “만약 유리한 측이 ‘전쟁을 계속하면 앞으로는 대가를 더 크게 치러야 한다’고 믿는다면 협상에 진지하게 응할 이유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 도시 공습에 이용되는 러시아군의 항공전력에 타격을 가하고 러시아의 군수물자공장과 군사훈련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액턴은 “우크라이나가 타격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러시아가 매우 힘들어할 것들이 매우 많이 있다”며 “모든 것을 보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사무국에서 우크라이나 업무 책임자였던 데이비드 셔머는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말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카드가 없다”고 말한 것은 틀린 얘기라며 “그들은 당연히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러시아를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의 목표가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을 달성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은 군사 지원과 더 많은 제재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압박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의 핵전력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원자과학자회보(BAS·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를 인용해 이번 공격 전에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현역 중폭격기(heavy bomber)가 67대였다며 이 집계 기준으로는 Tu-95는 포함되지만 Tu-22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또 핵잠수함 함대와 수백 기의 대륙간탄도탄(ICBM)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 미국 등을 상대로 한 핵공격 능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큰 점도 러시아 측이 진지하게 휴전을 추진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다.

푸틴의 측근이며 현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3일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이런 강경론을 편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이 불가피하다”며 “폭발해야 할 모든 것들은 틀림없이 폭발할 것이다. 그리고 멸절되어야 할 자들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의 수중 교각 하나에 TNT 1,100㎏급 폭발물을 매설해 폭파하는 특수 작전을 통해 교각을 심각하게 파손시켰다고 주장했다.

길이가 19㎞인 크림대교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의 육상 보급로이며,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건설됐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2022년 10월과 2023년 7월에도 크림대교를 공습했으나 완전히 파괴하는 데는 실패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 대규모 공격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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