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시론]화이부동(和而不同)
  • 박한웅
  • 등록 2009-01-09 10:31:00

기사수정
지난 여름 광덕산엔 온통 신록으로 가득 차 있어서 모두가 다 똑같은 푸른 나무로 알았는데 이 엄동설한에 앙상한 자태를 보이는 그 산의 나무는, 서로 다른 종류로 각양각색의 모양새를 나타내면서 숲속의 나무들이 인간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계절에 따라 사뭇 다름을 느껴본다.새해 첫날 산을 오르면서 거기에는 소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진달래, 아카시아나무 등 참으로 수많은 나무들이 서로 뒤엉켜서 하늘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겨워보였다. 모든 초목들은 빛을 보고 광합성작용으로 자기의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인데 이들은 서로가 하늘과 태양을 보겠다고 몸을 비비며 아우성이면서도 서로를 엇비슷이 비켜주고 또는 너무 빨리 커버린 나뭇가지는 비바람에 저절로 부러져서 작고 약한 나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는 그런 자연의 법칙도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땅 아래에서는 보이지는 않지만 각각의 수목들이 뿌리를 박고 이리저리 뒤엉켰어도 수분과 양분을 가로챔도 없이 생존하는 방식이 정말로 오묘한 법칙이 존재함을 느끼게도 하면서 또한 온갖 곤충들에게도 자기의 육신을 뜯어 먹히는 나눔을 통하여 당당히 꼿꼿이 살아가고 있음은 가히 경이적임을 느껴본다.땅에서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에는 아마 동물과 식물뿐이겠지만 어찌 식물을 인간들에 비할까. 인간들의 인생은 나무처럼 서로 비켜주지도 않고 남이 안보이고 어두운 곳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고, 또 거기 숲속에는 여러 갈래의 많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등산로가 생겨있음은 그들이 얼마나 많이 수많은 나무들을 스쳐지나가면서도 그 숲속의 진리와 고마움을 배우고 갔는지 알 수야 없지만 그들은 그런 나무속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하면서 많은 위안을 받아갔고 또 언젠가 거기서 그 나무와 만나고 거기서 또 속삭이고 지나갈 것이다. 산의 그것은 덥다거나 춥다거나 비가오거나 눈보라가 치거나 항상 거기 묵묵히 있으면서 여러 가지로 삶의 방향도 일러주고 생활의 풍족과 건강도 안겨주고 있다.산과 나무가 이럴진대 우리들도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공익을 위하여 나무처럼 조금씩 휘어주고 구부리고 양보해주고 나누어주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화이부동이란 말은 국내 교수들이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정하였는데 “새해에는 이념과 계층간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자”는 의미에서 이 말을 선택했다고 하는데 요즈음의 세상흐름과 너무도 딱 떨어지는 화두인 것 같은데 서로의 차이는 많이 있지만 서로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숲속의 나무 같은 그런 사회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배우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차된 차량 절도 및 성폭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기사 내용을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
  2. 해남군, ‘서울–제주 고속철도’ 논의 주도…보성~목포 철도 개통 이어 교통 허브 전략 전남 해남군이 보성∼목포 철도가 올해 9월 개통된 데 이어, 서울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남군은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해남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 및 발전 전략’ 토론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동주최로는 해남 출신 및 완도 출신 지역구 의.
  3. 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박대준 대표 “피해자 보상 적극 검토” 쿠팡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상 대상·방식·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
  4. 경찰, 캄보디아·태국 기반 스캠 조직원 28명 검거…‘글로벌 공조’ 첫 성과 서울경찰청은 4일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2개 스캠 범죄조직의 총책 포함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리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 Breaking Chains의 첫 가시적 성과다. 인터폴, UNODC 등 국제기구와 태국·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하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거점을 둔 초국가 범죄 조직을 겨냥한 ..
  5. 포천시, 2025년 하반기 포천사랑상품권 부정유통 단속 실시 포천시는 오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부정유통 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지역화폐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실제 판매나 서비스 제공 없이 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한 경우 △실제...
  6. 민주콩고 동부 무력충돌 격화… 민간인 400명 이상 사망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 M23 간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남키부주 정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주도 부카부와 우비라 인근 지역에서 413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청년층이 다수 포함돼 ...
  7.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건 비용 부담 검토… 미국 요구에 원칙적 동의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현지 시각 12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파괴에 대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공습과 지상 장비로 인한 건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