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고교의 학교규칙이 학생, 학부모, 교원의 민주적인 합의절차를 통해 인권 우호적으로 재·개정된다.
전라북도교육청은 20일 오후 전북교육연수원에서 중·고교 교장 340명을 대상으로 학교규칙 제·개정과 운영을 위한 특별 연수를 실시했다.
이날 연수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학칙 제·개정을 통한 인권우호적인 학교문화 조성 △학생자치활동과 동아리활동 활성화로 학생중심 학교문화 조성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참여하고 동의하는 학교생활규정 개정으로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을 예방해 가고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교과부가 지난 4월20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공포한 뒤 각급 학교에 학칙 제·개정을 요구하면서 일선 학교들의 학칙 제·개정 절차와 방식 등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도교육청은 이날 연수에서 “교과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학칙 제·개정 과정에서 지도·감독기관인 도교육청의 인가 절차를 없애고 단위학교의 자율권을 부여했지만, 그렇다고 학교장 재량으로 학생의 두발과 복장, 휴대전화 소지 등을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학생 생활규정과 관련한 학칙을 제·개정할 때는 반드시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의 의견을 들은 뒤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해야 한다는 것.
도교육청은 바람직한 제·개정 절차로 △학생·학부모·교원이 참여하는 학칙 제·개정위원회 구성 △제정·개정안 발의 △설문조사 등을 통한 학교구성원 의견 수렴 △1차 시안 마련 △토론회 개최 △최종 시안 마련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및 최종안 확정 △학교장 결재 △학칙 공포 및 정보공시 △학칙 안내 및 연수 실시 △적용 및 환류 등을 제시했다.
특히 “학칙 제·개정 과정에는 반드시 학생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학생들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스스로 학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의 권리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도 소중함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도교육청은 이어 재·개정된 학교규칙은 매년(학년말) 운영 결과를 평가해 다음 학년도에 개정할 사항과 발전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운영 평가는 학칙 운영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불편과 불만사항을 상시적으로 확인해 반영해야 하며, 학생 옴부즈맨, 학교 신문고, 학교 우체통, 학부모 모니터단, 홈페이지 의견수렴 매뉴얼 운영 등을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도교육청은 학칙 재·개정 우수 사례로 전주서중과 솔내고를 꼽았다.
전주서중의 경우 학칙 개정을 위해 학부모 8명, 학생 10명, 교원 5명으로 학교생활규정실무추진위를 꾸려 두발과 휴대전화, 학생자치회 운영, 체벌금지 등에 관한 규정 등을 논의해 개정했다.
이를 위해 학부모와 학생,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개정 초안을 마련해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 확정한 뒤, 가정 통신문을 통해 개정결과를 안내했다.
전주서중이 개정한 학교생활규정을 보면 두발과 교복 등 용의복장의 획일적 규제를 금지토록 했고, 소지품의 일괄 검사나 휴대전화 등 전가기기 규제를 금지토록 하고 있다. 간접 체벌을 포함한 일체의 학생 체벌은 허용하지 않고 다만 체벌 대체프로그램으로 그린마일리지 제도와 학생 자치법정(또는 학생 배심원제) 운영, 학부모 동반 지도 등을 권장키로 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교장 연수에 이어 다음달 4∼5일과 9∼10일에는 중·고교 인성인권부장, 본청 담당 장학사·장학관, 시군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를 대상으로 ‘인권우호적인 학칙개정 및 학생자치활동 활성화 직무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도교육청은 전북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례안은 ‘학생의 인권은 학생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권리이며, 학생의 인권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으로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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