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SK 와이번스와 3위 삼성 라이온즈는 26일부터 28일까지 대구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 두 팀의 경기 수는 불과 1.5경기차. 2위 롯데 자이언츠는 SK에 반 경기차 뒤진 2위다. 이번 SK와 삼성의 3연전 결과에 따라 선두권 싸움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SK와 삼성 모두 지난 24일 경기에서 나란히 역전패를 당했다. 똑같이 끝내기패를 당했지만 내용상으로는 SK가 더 찜찜하다.
SK는 2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회초 선취점을 뽑은 뒤 계속해서 앞서가다가 9회말 2점을 내주고 1-2로 패했다.
9회 1사 1루 상황에서 최희섭의 중전 안타 때 중견수 김강민이 실책을 저질러 KIA에 1사 2,3루의 찬스를 내준 SK는 배터리가 김상훈을 고의4구로 걸러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윤완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SK는 이용규의 땅볼 때 나온 유격수 최윤석의 실책으로 3루주자의 득점을 헌납,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1점차를 지키지 못한 불펜진도 아쉬웠지만 야수진이 저지른 두 차례의 실책이 뼈아팠다.
삼성은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4로 팽팽히 맞선 10회초 먼저 균형을 깨뜨렸으나 9회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이 1사 1,3루의 위기를 만든 뒤 정수성에게 끝내기 2루타를 얻어맞아 5-6으로 석패했다.
역전패의 아쉬움을 안고 만나는 두 팀이지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SK는 주축 투수의 부상 이탈로 분위기가 어둡다. 성적도 좋지 않았다. 삼성은 역전패를 당하기 전까지 한창 상승세였다.
SK 선발 로테이션상 이번 3연전에서 김광현, 윤희상, 데이브 부시가 차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은 해볼만하다. 지난 2일 복귀한 김광현은 4경기에서 4승을 쓸어담았고, 부시도 2경기에서 2승을 따냈다.
하지만 중간계투진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상태다. 지난 21일 SK '철벽 불펜'의 쌍벽을 이루던 정우람, 박희수가 각각 왼쪽 이두근 염증, 왼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정우람, 박희수가 빠진 여파는 컸다. SK의 지난주 5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4.30이었다.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한 주 동안 SK의 팀 평균자책점(3.91)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박희수, 정우람이 빠진 이후 SK 구원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9.49에 달했다.
팀 타율도 0.262로 그다지 좋지 못했던 SK는 지난주 2승4패를 거두는데 그쳤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미 SK와의 주중 3연전에서 브라이언 고든, 차우찬,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든은 올 시즌 4승 3패 평균자책점 3.31로 제 몫을 해주고 있고, 부진하던 차우찬은 지난 21일 KIA전에서 7이닝 동안 2피안타 6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며 부활을 알렸다. 장원삼도 지난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2군에 있던 윤성환의 복귀와 더불어 류 감독이 6선발 체제를 선포한 가운데 선발진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류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 던져서 중간 투수들을 투입할 일이 없다. 중간계투진이 나오고 싶어서 난리"라며 여유를 보였다.
계투진들이 과부하 없이 시즌을 치러온 것도 삼성의 강점이다. 류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과부하가 없는 것은 우리 팀 뿐일 것"이라며 "특정 팀에 강하고, 약한 투수들이 각기 따로 있다. 잘 배분해 썼기 때문에 과부하는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여기에 '돌부처' 오승환까지 버티고 있다. 오승환은 6월 한 달간 7경기에 등판해 9⅓이닝을 던졌고,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의 지난 한 주간 팀 평균자책점은 불과 1.73에 불과하다.
타선도 불이 붙었다. 지난 한 주 동안 삼성의 팀 타율은 0.285로 8개 구단 가운데 2위였다. 박석민이 타율 0.400 2홈런 7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비록 24일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19일부터 23일까지 4연승을 달리는 등 지난 한 주간 4승1패1무를 거두며 저력을 과시했다.
모든 경기는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SK에 상승세를 탄 삼성은 버거운 상대인 것이 사실이다. SK가 선두를 지킬지, 삼성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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