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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팔불출 아빠!
  • 오경택
  • 등록 2013-10-24 0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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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경 현 동광양새마을금고이사장

오늘은 우리 가족 얘기로 시작 하고자 한다. 올해 28살인 큰 딸은 서울 강남의 작은 가게에서 파티쉐(제빵사) 일을 하고 있고,
 
여덟 터울의 작은 딸은 서울에서 예능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디자인학부 1학년을 다니고 있다. 내 노라 하는 사(士)자 달린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닌 자식 얘기를 굳이 하려는 이유는 뭘까? 당시 중2학년이던 큰 아이가 겨울방학을 맞으면서 받아온 성적표에는 전교 104/180 등이었다. 중1때 받은 30등 안 밖의 성적을 기억하던 나는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때서야 아내는 학기 초에 담임선생님께서 아이가 이상하다는 얘기를 해주셨는데 집에서는 착한 녀석이어서 무시해버렸다고 했다.
 
당시 녀석은 소위 X언니라는 선배를 사귀면서 학원가는 시간이면 따로 모여서 맛있는 것을 사주면서 챙겨주는 재미에 빠져버린 것인데, “언니들 만나면 90도 절을 해야 한다"는 등의 '일진회'의 구성원이 되었던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전교 11등으로 졸업할 수 있었지만 종합내신 선발에 밀려 원하는 학교 진학이 어려워지면서 고교 3년을 함께 아파하며 고생했던 기억은 새삼스럽다. 지방대학 일문학과 2년이었을까.
 
평생 갖고 갈 직업을 하나 골라보라는 주문에 '파티쉐'의 길을 선택하고 일본 유학을 다녀오더니 못다한 학업을 마친다며 방통대를 졸업하고 내년에는 프랑스 유학을 워킹비자로 다녀오겠다면서 “이제는 걱정마세요. 당찬 딸이 될게요"라며 엊그제 추석에는 일본으로 세미나를 다녀오는 녀석의 대견스런 모습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덕택에 여덟 살 아래인 작은 딸은 처음부터 좋아하는 것을 가르치기로 하고 예능쪽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였더니, “아빠, 넓은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주문에 서울의 예능학교를 보냈더니, 초등때만 해도 부끄러워서 남 앞에 잘 나서지를 않던 녀석은 낮선 타지에서도 당당하게 전교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었다, 지난 2월, 학교 졸업식장을 누비면서 행사를 주관하던 녀석의 기특한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하다.
 
얼마 전 중학교 진학을 앞둔 한 어머니로부터 “아이의 중학교를 다른 곳으로 보내고 싶은데 전학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얘기인즉 지금 다니는 학교를 졸업하고 배정 받게 되는 중학교가 환경이 나빠서 걱정되는데 선생님도 전학을 은근히 권유한다고 한다. 아는 엄마는 이미 전학을 하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공중전화를 많이 사용하던 때의 얘기다. k동 주택단지에서는 회사의 지원으로 공준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때가 있었고, k동에서 성장을 해서 상급학교 진학을 한 아이가 공중전화를 하러 갔다가 도대체 공중전화가 걸리지 않아서 혼이 났었다는 얘기가 새삼스럽다. 나는 결코 자식들을 잘 키웠다고 할 수는 없다.
 
얼마 전 큰 딸과 통화를 하면서 “이제 나이도 있는데, 다시 유학을 간다면 결혼은 언제 할래?" “아빠! 저는 제가 방황했던 시간만큼 더 강해지고 성숙해졌다고 말하고 싶어요. 착하고 성실하게 공부해서 길을 잘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늦은 출발이 자극제가 되어서 앞으로는 어떤 고난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제가 스스로 극복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 오히려 제게는 더 힘이 됩니다. 그러니 걱정마세요.
 
아빠!" 이제 겨우 초등생을 둔 엄마들에게는 무한 가능성을 가진 자식들에 대한 기대를 감히 실패한 사례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자식을 평생 보호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자녀를 잘 공부시키기 위해 좋은 환경을 찾아서 나서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큰 딸 녀석이 중 2때 담임선생님이 지적해준 염려를 엄마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았더라면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녀석은 지금 지난 시간을 후회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스스로 얘기하고 있을 만큼 성장했다. 녀석은 오히려 지난 시간의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바로 세우는데 큰 보탬이 되어주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모름지기 훌륭한 부모는 자식에게 물질의 풍요를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는 법을 가르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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