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들의 지자체·산하기관 특채를 비롯한 이른바 ‘선피아(선거캠프 종사자+마피아)’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지역정·관가에 따르면 최근 지역 체육계 안팎에선 이시종 지사 선거캠프에 합류했던 체육계 인사들이 차기 충북도체육회 요직을 차지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지역 모 고등학교 교장 출신인 A씨는 도 체육회 부회장을, 또 다른 교사 출신 B씨는 도 체육회 사무처장이 유력하다는 식이다.
체육계 내부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가 끝난 지 6일만에 이런 이야기가 퍼지면서 체육계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른바 ‘선피아’에 대한 우려는 선거운동 기간부터 제기됐다. 이시종 도지사가 후보 등록을 하기 직전 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공무원 출신이 해왔던 도 체육회 사무처장직을 전문 체육인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이시종 지사가 선거전에 나서자 체육계 인사들도 속속 캠프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선거가 끝난 뒤 모종의 대가를 노린 것”이라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결국 선거가 끝나자마자 특정인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은 도 체육회 임원의 후임인사가 유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체육계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선거캠프에서 주요 업무를 맡았던 C씨는 이미 충북도청 보좌관직에 낙점됐다는 소문이 관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민선5기 초반에도 선거캠프 인사들을 도청과 산하기관에 대거 채용, ‘낙하산 인사’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게다가 최근 국내사회 전반에 걸쳐 직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은(報恩) 인사·전관예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이 지사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관가의 한 관계자는 “캠프에서 선거를 도운 인사들을 채용한다는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도가 지나치면 실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벌써 흘러나오는 ‘낙점설’을 차단하고 인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캠프 인사든 그렇지 않든 각계 여론을 수렴하고 무엇보다 전문성·능력을 중시하는 인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