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지자체들이 가로수에 사용하지 말아야 할 농약들을 마구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충북참여연대 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가 도내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가로수방제를 위한 농약살포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각 시·군에서 사용하는 농약 중에 독성이 강한 것을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말아야 할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내 시·군에서 사용한 농약은 모두 47종이며 적게는 2종(괴산군)부터 많게는 17종(진천군)의 농약을 사용해 방제를 진행했다.
특히 이들 농약 가운데에는 나무에 사용이 불가능한 농약도 있고 환경 파괴의 위험으로 EU에선 사용이 금지된 농약도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 노출될 시 발암가능성이 있는 농약도 있었다.
◇용도에 맞지 않는 농약 살포
‘농약관리법’ 제23조, 시행령 제19조에 따라 ‘농약의 안전사용기준(농촌진흥청 고시)’을 정해 농약별로 적용대상 작물과 사용 시기 및 사용횟수 등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로수를 포함한 수목에 대해 살포해선 안 되는 농약을 사용한 경우가 상당수 확인됐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버젓이 잘못된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단양군(메소밀), 제천시(응애단), 증평군(만코지, 살비왕), 진천군(강타자, 다니톨, 램페이지)에서 사용한 농약들은 수목대상이 아닌 농약으로 오히려 나무에 해로운 제품들이었다.
◇고독성 농약 살포
‘WHO 독성분류’와 국내의 ‘취급제한기준’에 따른 분류기준을 바탕으로 고독성 판단을 받은 농약이 도내에서 버젓이 살포되고 있었다. 특히 단양군(메소밀)과 청주시(디디브이피)는 고독성 농약을 시내 가로수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어독성 농약 살포
환경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어독성 물질’이 함유된 농약도 살포되고 있었다. 음성군(로멕틴), 증평군(살비왕), 진천군(다니톨, 램페이지), 청주시(로멕틴)에서 어독성 물질이 포함된 농약을 사용한 것을 드러났다. 특히 진천군과 청주시는 수생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독성 성분이 포함된 농약을 하천근처의 가로수에 방제해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발암가능물질과 발암의심물질 농약 살포
발암가능물질이란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확실하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 된 물질로써 사람에게도 그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말한다. 도내 가로수 방제에 사용된 농약 중에서는 만코제브와 트리클로르폰 성분이 발견됐다. 만코제브와 트리클로르폰은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발암가능성 판정을 받은 성분이다. 이 2가지 성분이 사용된 농약을 살포한 자치단체는 보은군(디프록스), 영동군(다이센 45, 디프록스, 히어로), 옥천군(디프, 히어로), 증평군(디프, 만코지) 등이다.
또한 발암가능물질은 아니지만 동물실험결과에서는 암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이 됐고 사람에게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암의심물질이 있는데 이러한 발암의심물질은 디클로르보스, 베노밀, 클로르페나피르 등 3종이 확인됐다. 영동군(베노밀), 진천군(램페이지, 킬충), 청주시(디디브이피)에서 사용한 농약에 발암의심물질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시민들이 생활하는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사용한 농약에서 발암성분이 검출됐다.
◇벌을 없애는 어드마이어 살포
충북도내 11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8개 지역(괴산군, 단양군, 보은군, 영동군, 음성군, 제천시, 청주시, 충주시)에서 어드마이어라는 농약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드마이어는 저독성 Ⅳ급, 어독성 Ⅲ급으로 독성이 강한 농약은 아니지만 꿀벌의 신경계를 손상시키고 여왕벌의 증식을 억제시켜 꿀벌의 개체수를 급감시키는 네오니코이드 계열의 살충제로 알려져 있다. 어드마이어가 꿀벌 폐사의 주범으로 밝혀지면서 유럽연합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관계자는 “가로수 방제가 농약살포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이유는 결국 효율성과 인력, 예산의 문제 때문”이라며 “충북의 환경 보호와 주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로수 방역에 사용하는 농약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세워야함은 물론 자치단체 차원에서 방제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남도와 광주시의 경우 친환경 농약 사용과 약액 수간주사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충북의 자치단체들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농약의 실태를 점검하고 친환경 방제시스템 도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