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과 가까운 유명 정치 마케팅 전문가가 비리 의혹으로 사법 당국에 체포되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공방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주앙 산타나와 부인 모니카 모우라가 23일(현지시간) 연방경찰에 체포됐다.
연방경찰은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귀국한 두 사람을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지역본부로 연행했으며 곧바로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타나는 2006년과 2010년, 2014년 대선, 2008년과 2012년 지방선거에서 노동자당 후보의 선거 캠페인을 주도했다. 브라질뿐 아니라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앙골라 대선에서도 좌파 후보를 위한 자문 역할을 맡았다.
산타나 부부는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외국에서 3천만 헤알(약 94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노동자당 후보를 위한 정치 마케팅 활동 대가를 기업체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
산타나 부부 체포를 명령한 세르지우 모루 판사는 "산타나 부부에게 전달된 돈은 오데브레시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계약을 맺게 해준 대가로 지급된 뇌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루 판사는 정·재계 부패 스캔들을 수사하는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분사기) 작전'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사법 당국의 '라바 자투 작전' 수사를 통해 대형 건설업체들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뇌물 가운데 일부가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되면서 사법 당국의 수사가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산타나 부부 체포로 한동안 잠잠하던 호세프 대통령 탄핵 공방이 다시 가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은 2014년 말 대선에서 불법자금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호세프 대통령과 노동자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호세프 대통령 측과 정부, 노동자당은 "대선 자금은 합법적으로 사용됐다"며 산타나 체포에 따른 파문 확산을 억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