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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건반, 밤엔 ‘퍽’ 많이 두드렸죠
  • 윤만형
  • 등록 2017-04-06 11: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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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판 휘젓는 ‘피아니스틱’ 한수진



몇 해 전까지도 그의 가녀린 손은 피아노 건반을 오갔다. 지금 그의 손은 장갑 속에서 흠뻑 땀에 젖어있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센터 한수진(30). 피아니스트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다.


한국은(세계 23위)은 지난 3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여자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리그) 2차전에서 영국(21위)을 3-1로 꺾었다. 한수진은 1피리어드에 상대 골리의 다리 사이를 뚫는 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2일 슬로베이나(24위) 1차전 5-1 승리에 이어 2연승이다.


한수진은 피아니스트가 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예원학교-서울예고-연세대 기악과(피아노 전공)를 졸업했다. 그는 “아이스하키는 초등학교 때 취미로 1년쯤 하다 그만뒀다. 어머니(조효상·59)는 내가 피아니스트가 되길 원했다. 대입 재수를 하던 2006년,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가는 길에 목동빙상장에서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길래 무작정 들어갔다. 그 때 아이스하키를 향한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를 하겠다”는 딸의 ‘폭탄선언’에 어머니는 펄쩍 뛰었다. 한수진은 어머니 몰래 아이스하키 장비를 사들였다. 하루는 새벽에 잔뜩 화가 난 어머니가 그를 깨웠다. 장비 구매 영수증을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들킨 것이다.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어머니는 “피아노로 대학에 가면 아이스하키를 허락하겠다”고 조건부로 승낙했다.


한수진은 그 해 어머니 바람대로 대학에 진학했다. 입학하자마자 남자 뿐인 대학 아이스하키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리고 2007년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뽑혔다. 그는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면 나홀로 번호표를 달고 무대 위에 올라가 외로운 싸움을 한다.


떨려서 악보를 까먹기도 했다. 반면 아이스하키는 옆에 늘 동료들이 있다. 아이스하키 쪽 구호인 ‘원 바디(우리는 한몸)’가 좋았다”고 말했다.


결국 한수진은 빙판을 택했다. 아이스하키를 더 잘하고 싶어 2011년 일본 아이스하키 클럽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었던 그 해다. 손에 200만원을 들고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만두를 빚고 설거지를 했다.


방 월세를 내려고 150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다 갚는데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뒤 한수진은 낮에는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밤에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했다. 대학은 입학 7년 만인 2014년 마쳤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세계 무대에서 동네북 신세였다. 2007년 일본에 0-29로 참패했다. 아는 사람들이 “비전도 없는 걸 왜 하냐” “한달에 120만원(국가대표 하루 훈련수당 6만원) 벌어 생활이 가능하냐”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그럴 때면 그는 “전엔 국가대표 하루 수당이 3만5000원이라 월 60만원을 받은 적도 있는데, 두 배로 늘지 않았냐”고 받아 넘겼다.


결국 한수진은 빙판을 택했다. 아이스하키를 더 잘하고 싶어 2011년 일본 아이스하키 클럽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었던 그 해다. 손에 200만원을 들고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만두를 빚고 설거지를 했다. 방 월세를 내려고 150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다 갚는데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뒤 한수진은 낮에는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밤에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했다. 대학은 입학 7년 만인 2014년 마쳤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세계 무대에서 동네북 신세였다. 2007년 일본에 0-29로 참패했다. 아는 사람들이 “비전도 없는 걸 왜 하냐” “한달에 120만원(국가대표 하루 훈련수당 6만원) 벌어 생활이 가능하냐”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그럴 때면 그는 “전엔 국가대표 하루 수당이 3만5000원이라 월 60만원을 받은 적도 있는데, 두 배로 늘지 않았냐”고 받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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