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3세 경영의 문을 연 효성이 젊어지기 시작했다. 나일론과 섬유의 이미지를 첨단 친환경과 ICT로 바꿔 나가고 있는 것이다.
효성은 최근 ‘친환경 아이디어 공모전’ 홈페이지를 새로 문열었다. 20대 젊은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의 친환경 제품 및 사업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드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40여년 전 만든 회사 심볼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는 효성 그룹 역사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학생 공모
전이다. 올해 초 공식적으로 그룹 회장에 취임한 50세 조현준 회장의 변신 의지가 담긴 것이다.
효성그룹은 전통적으로 섬유와 산업자재, 화학으로 시작해 중공업과 건설, 무역, 금융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재계 19위 그룹이다. 영업이익 대부분 역시 섬유와 산업자재, 화학 등 전통 사업군이 주로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발표한 1분기 실적도 마찬가지다. 2조8711억 원의 매출과 2323억 원의 영업이익으
로 1분기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효성은 섬유와 산업자재 부문의 호조가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시선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이 아닌, 친환경과 ICT로 대표되는 효성의 미래에 있다. 실제 올해 1월 취임사에서 그는 “지난해 50년이 된 효성이 ‘100년 효성’으로 갈 수 있도록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미래 키워드로 ICT와 금융, 친환경을 꼽았다. 경영 수업 과정에서 그룹 내 IT 계열사의 성장과 인수 합병을 주도하기도 했던 조 회장은 최근에도 미국 고객들을 직접 만나 ATM(은행자동화기기) 시장 확대를 타진하기도 했다. 금융과 IT 기술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관심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취임과 동시에 그룹 전략본부 내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사업팀을 포함한 세부조직을 완성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조 회장이 직접 이끌 신사업팀은 중공업과 화학, 섬유 등 기존 주력분야를 뛰어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을 핵심 사명으로 하고 있다. 또 그룹을 알리는 수단도 페이스북 등으로 다변화하고, 또 사내 의견 취합을 위한 별도의 온라인 소통 창구도 새로 문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친환경 아이디어 공모전도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시도하는 것”이라며 젊은 효성을 향한 발빠른 변화와 움직임을 강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