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에 이어 이번엔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파문이 일고 있다.
유럽 전문 매체 유랙티브 등에 따르면, 영국보건국(PHE) 조사 결과 최근 몇 년 새 영국에서 E형 간혐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는 주원인이 수입 돼지고기와 이를 이용해 만든 소시지 등 육가공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영국의 한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이 주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슬라이스 햄이 주범으로 지목됐으며, 이로 인해 그동안 수천 명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건국은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중 영국 밖으로 여행한 일이 없는 60명을 무작위로 선정, 생활방식과 구매습관 등을 추적 조사해 이같이 결론지었다. 이들이 감염된 특정 유형의 바이러스는 영국 돼지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종류다.
해외여행을 하지 않은 사람 중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국인 수가 2010년엔 368명이었으나 2016년엔 1천243명으로 급증했다.
영국 보건국은 문제의 슈퍼마켓 이름을 '슈퍼마켓 엑스(X)로 익명처리해 발표했으나, 네덜란드 언론이 이는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 '테스코'라고 보도했다.
테스코 측은 아직 이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도 진위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유랙티브는 전했다.
한편 네덜란드에서 판매되는 간(肝) 소시지와 파테(고기 등을 다지거나 갈고 양념해 빵 등에 발라먹게 만든 제품) 80%에선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네덜란드의 보건 및 식품 전문 웹사이트 '푸드로그'는 밝혔다.
네덜란드 미생물학자들은 제대로 위생 처리가 안 된 돼지 피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 것이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유럽 각국은 '살충제 달걀' 사건에 이어 터진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가 어디까지 확산할 것인지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 특히 두 사건 모두 관련된 것으로 나타난 네덜란드 축산 농가와 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금지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함유된 네덜란드산 달걀 사건은 당초엔 이달초 독일에서 시작됐으나 이후 이 달걀 수입국이 유럽에서만 17개국인 것으로 확인되며 파문이 확산했고, 유사한 사건이 한국에서도 벌어졌다.
영국 보건당국은 적절하게 조리한 돼지고기로 인한 감염 위험은 매우 낮다면서돼지고기와 그 가공제품은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