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정지로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마트가 결국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전면 철수할 예정인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DD) 보복 여파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4일 롯데와 중국 현지 투자은행(IB)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그룹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중국 내 롯데마트 처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셈이다.
롯데는 애초 중국에서 롯데마트를 계속 유지하려고 했으나 6개월 이상 중국 당국이 강제로 영업을 정지시킨 데 이어 사드 추가 배치로 한·중 관계가 더욱 악화하면서 결국 매장 처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마트 부문은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또는 모든 매장의 매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마트를 제외한 다른 중국 사업 부문의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롯데마트가 매물로 나온 것은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서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매출은 거의 없지만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사드와 관련해 롯데를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 조사를 실시했다.
또 소방 점검 등 각종 이유로 롯데마트 영업을 중지시킨 뒤 지금까지 문을 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베이징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해 롯데마트 주셴차오점과 양차오점에 대한 점검 결과, 발전기 23대와 변압기 4대의 에너지 사용이 과도하다며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리고 최근 몰수해 경매 처분하기도 했다.
중국 롯데마트 점포 앞에서 중국인들이 항의 시위는 물론 중장비를 동원해 롯데 제품을 짓밟는 퍼포먼스 시위 동영상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롯데중국본부 관계자는 “지금은 회복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며 “내년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까지는 사드 국면이 변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