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최근 권 위원장이 강원랜드에 채용을 청탁한 사건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어서다.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19일 권 위원장이 법사위원장을 계속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권 위원장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법사위원장 신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참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한다, 이쯤 되면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이 부분(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어떤 형식이든 권 위원장이 저 자리에 계신 이상은 검찰수사의 공정성에 대해 끊임 없이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 위원장을 위해서라도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진심으로 진정성있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강원랜드 대규모 부정채용 사건의 핵심 청탁자로 분류된 내부 문건이 강원랜드 자체 감사로 파악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권 의원이 떳떳하다면 법사위원장 자리를 즉각 물러나야할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법사위원들은 권 위원장이 채용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아직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박 간사가 법사위에서 권 위원장 사퇴를 직접 언급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그만하자"라며 저지했다. 김진태 의원은 "듣고 있기가 민망하다"며 "정치적 도의를 따지기에 앞서서 지금 회의를 주재하는 위원장 신상과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당사자가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도 하나하나 다 이야기할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대해 검찰이 앞서 부실 수사를 했다며 박상기 법무부장관을 향해 재수사도 촉구했다. 백혜련 의원은 "공소장에 의하면 범죄일람표에 1차 채용에 205명, 2차 채용에 139명 등 총 344명의 부정 채용자가 있는데 2명만이 부정 채용 혐의로 기소됐다"며 "반드시 검찰을 통해 확인하고 재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채용 청탁뿐 아니라 수사팀이 제대로 수사했는지 여부를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강원랜드에 대한 관리·감독과 감사 권한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에도 실태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냐고 추궁했다.
박주민 의원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강원랜드 채용 비리와 관련해 보고를 받고 있느냐"며 "산자부 책임이 굉장히 크다"고 질타했다.
백 장관은 "전체적인 현황은 파악하고 있지만 퇴직 공무원 조사에 산자부가 법적 권한이 없어 대면조사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채용에 관한 모든 서류 일체에 대해 정기적 감사 활동을 통해 이런 일이 없도록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권성동 위원장 역시 "강원랜드 사건과 관련된 제 입장과 변명이 있지만 여기서 논하는 것은 법사위의 기능에 맞지 않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저는 이 사건의 피고발인도 아니고, 피수사의뢰인도 아니다"라며 "강원도 출신 의원이라 인사청탁 과정에서 내 이름을 판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정식 피고발인이거나 기소가 되서도 법사위원으로 활동한 사람이 있다. 저는 피고발인, 피수사의뢰인도 아닌데 이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