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충돌이 벌어진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힌두교도 시신 45구가 묻힌 집단무덤이 발견됐다.
미얀마군은 이들이 경찰초소를 습격해 유혈사태를 촉발한 로힝야족 반군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라카인주에는 약 110만명의 로힝야인이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슬람 로힝야인들은 오랜 기간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하지만 수만명의 불교신자들과 소수인 힌두교도들은 로힝야 무장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일 미얀마군은 라카인주 외곽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이 포함된 28구의 사체가 가매장돼 있는 무덤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라카인주 힌두교도들은 무장세력이 지난달 25일 마을을 급습, 다수를 살해한 뒤 일부를 숲으로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 사령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이 무덤 인근에서 사라진 힌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수색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라카인주 접근로를 막고 있어, 이들의 주장을 확인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렵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현재 라카인주의 상당 지역에서 로힝야들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한달 사이에 마을 중 약 40%가 텅비었다.
전일 유엔 난민기구 수장은 로힝야들의 방글라데시 입국이 "가장 빠르고, 가장 긴급한 난민 비상사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힝야들은 방글라데시에 한꺼번에 모여들면서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다.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선 의약품과 식품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에서 "수인성전염병 발생 위험이 크다. 특히 콜레라가 퍼질 위험이 무척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방조치가 대규모로 취해지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WHO는 이동식 진료 센터를 운영중인 방글라데시 보건당국이 지난 한달 간 설사 증상을 보인 약 4500명을 치료했으며, 약 8만명 아동을 대상으로 홍역과 소아마비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교국가인 미얀마 내에서 소수인종인 무슬림 로힝야에 대한 동정 여론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로힝야족은 오랜 기간 시민권 취득을 거부당한 채 살아왔다. 현지 당국은 이들을 방글라데시로부터 건너 온 불법 이민자로 인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