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3.46%로 전월과 같았으나 가계대출 금리는 올랐고 기업대출 금리는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이 3.24%에서 3.32%로 0.08%P 상승했다. 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 금리는 0.24%P 뛰었다. 수도권을 포함한 지방에서 고금리 대출이 많이 이뤄져서 2013년 1월(0.36%P) 이후 최고폭 상승했다.
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며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0.13%P 상승하고 보증대출은 0.08%P 오르는 등 주요 대출금리가 줄줄이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10월 시중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미리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중에선 상호저축은행 예금금리가 2.40%로 전월과 같았으나 대출금리는 11.07%로 0.34%P 상승했다. 저축은행이 고금리 가계대출 취급을 늘리며 대출금리가 높아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신용협동조합에선 예금금리가 2.14%로 0.03%P 상승하고 대출금리는 4.70%로 0.08%P 하락했다. 상호금융은 예금금리(1.73%) 0.01%P, 대출금리(3.97%) 0.02%P 각각 하락했다. 새마을금고는 예금금리(2.05%)가 0.01%P 오르고 대출금리(4.05%)는 0.01%P 떨어졌다.
특히 한은이 1년5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묶어둔 사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대 0.8%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은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 금리가 2.74%에서 3.55%로 0.81%P 뛰었고 KEB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2.92%에서 3.50%로 올랐다.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을 틈타 앞다퉈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시장금리 1%P 상승 시 가계 이자 부담은 약 9조 원 늘어난다. 9월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 총액은 1419조 1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전환을 유도해도 변동금리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정금리 비중은 27.3%로 2014년 2월(23.8%)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