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달아오른 코스닥 시장이 16년 만에 900 고지를 탈환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과 바이오주 열풍을 타고 조만간 1,000 선에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주(株)로의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우려도 따른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8%(9.62포인트) 오른 901.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올해 들어 12.87%(102.81포인트) 올랐다. 지난 2002년 4월1일 924.4를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3조1300억원어치 사들인 외국인이 올해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은 76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코스닥 지수가 4개월 연속 큰 폭으로 오른 배경에는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소외당하던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11일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가파른 상승 행진에도 코스닥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연내 1000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 수급이 받쳐준다면 연내 1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바이오주가 아닌 종목은 CJ E&M(130960) 펄어비스(263750) 로엔(016170) 등 3개사에 불과하다.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을 필두로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068270) 제약 등 ‘셀트리온 3형제’가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웃돌고 있다. 이날도 셀트리온헬스케어 반등과 지수 900선 돌파가 함께 나타나면서 바이오주가 시장 상승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2~3일 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았다는 점에서 코스닥 투자자가 체감하는 상승률과 지수 상승률 사이 괴리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코스닥 지수는 2.41% 올랐지만 하락 마감한 종목은 전체 63.9%를 차지하는 813개사에 달했다. 15일에도 지수는 2.13% 상승했지만 하락 마감한 종목이 606개사로 상승 마감한 종목보다 많았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바이오 업종으로 쏠린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순환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