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도 중소기업의 경기 전망 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내수 부진에 최저임금 인상 여파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인들의 체감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가 지난해 1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건비 부담이 큰 노동집약형 소규모 제조업종과 ‘숙박 및 음식업’ 등 서비스업종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위축 심리가 확산되는 데다 건설업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부진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월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는 81.6으로 1월에 비해 2.7포인트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8포인트 상승했다. 그 중 제조업은 1월에 비해 1.2포인트 떨어진 82.7로 나타났고, 건설업은 같은 기간 5.0포인트 하락, 서비스업은 전월대비 3.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내수판매전망(84.4→81.2), 수출전망(92.3→87.3), 영업이익전망(81.0→78.3), 자금사정전망(80.3→76.8), 고용수준전망(96.5→96.1) 등 전체적으로 떨어졌으며 수출전망마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중소기업계에서는 다음 달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업종별로 제조업은 ‘식료품’(90.1→97.3), ‘섬유제품’(73.6→78.1) 등 8개 업종에서 상승한 반면, ‘음료’(104.1→90.6), ‘자동차및트레일러’(83.9→74.8), ‘기타운송장비’(72.1→58.1), ‘가죽가방및신발’(79.0→74.5) 등 14개 업종은 하락했다.
1월 중소기업 경영 애로에 대한 의견을 살펴보면 ‘인건비 상승’(59.8%, 이하 복수응답)이 한 달 전에 비해 12.5%포인트 상승하여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내수부진’(55.6%), ‘업체간 과당경쟁’(39.1%), ‘원자재 가격상승’(26.4%) 순으로 나타났다. 2015년 5월 이후 69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건비 상승’이 ‘내수부진’을 제치고 최다 경영애로사항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노동집약적인 소규모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사업시설관리및사업지원서비스업’, ‘숙박및음식점업’ 등의 업종에서 인건비 상승에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달러 약세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최저임금 인상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으로 인해 앞으로도 경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