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14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과 독일의 경기둔화 분위기가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로 증폭되고 미 채권시장으로 이어진 가운데 이날 뉴욕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800.49포인트(3.05%) 급락, 25,479.42에 거래를 마쳤다. 올들어 하루 최대 낙폭이다. [연합뉴스]
경기침체를 뜻하는 'R의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몰아치고 있다.
미국을 넘어 아시아 증시까지 먹구름을 드리우며 시장이 요동쳤다.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긴 방아쇠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었다.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수익률)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12년 만에 찾아온 장·단기 금리 역전에 시장은 바짝 움츠러들었다.
미국에서 시작된 R의 공포는 아시아 증시로 번져 왔다.
전날 미 국채시장에선 경기침체 신호로 불리는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가 역전됐다. 올 초 미 국채시장에서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뒤집힌 적은 있지만, 단기물을 대표하는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미 국채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은 1978년 이후 총 5차례 발생했다. 이후 예외 없이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정책을 도입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6일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나타난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R의 공포'가 재부상했다"며 "특히 이번 금리 역전은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