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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곳곳이 어수선한 와중에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위기가 포착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외국인 자본유출이 일어나면서 정부 당국은 외환거래 통제에 돌입했다.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나타난다.
아르헨티나의 외환 불안은 지난달 11일 치러진 예비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른 것이다. 중도좌파 연합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현 대통령이자 우파 연합 후보인 마우리시오 마크리를 높은 표 차로 제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향후 아르헨티나에서 자유로운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외국인자본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엑소더스’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 페소 가격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2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페소 환율은 사상 최고치인(페소화 가치 하락) 달러당 거의 60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1일 예비선거 직전 달러당 45페소 수준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달러화 대비 페소화 가치가 그간 25%가까이 급락했다는 뜻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관보에 외환시장과 국채에 관한 칙령을 공포했다. 칙령에 따라 아르헨티나 은행들 뿐 아니라 기업들은 2일부터 외화를 매입하거나 외국으로 송금하기 전에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개인의 경우 한 달에 1만달러(약 1200만원)까지만 매입하거나 해외 계좌에 송금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 거주하지 않는 개인의 달러 매입한도는 1000달러로 제한되며, 해외 송금은 허용되지 않는다.
기업이나 법인의 경우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곡물 수출기업의 경우 외화대금을 받은 후 5일 이내, 혹은 선적허가를 받은 후 15일 이내 중 더 빠른 날짜에 외화를 국내로 보내야 한다. 다른 수출기업들은 선적허가를 받은 후 180일 이내에 외화를 국내로 송금해야 한다. 기업의 종류에 따라 마감 시한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수출 기업들이 재화와 서비스 수출로 번 외화를 아르헨티나 시장에 곧바로 내다 팔아야 한다는 골자는 같다. 기업들이 해외 배당을 하거나 달러를 매입할 때에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근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혼란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외환시장을 보다 강도높게 규제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치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변동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