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오후 '개구리소년 사건'의 유골발견 현장인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에서
소년들을 추도하며 경례하고 있다.
"재수사에 나서겠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꼭 범인을 찾겠습니다. "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개구리소년사건이 발생한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을 찾았다. 경찰청장이 개구리소년사건의 피해자인 다섯 아이의 유해 발굴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마을에 위치한 교회에서 직선으로 70m가량 떨어진 와룡산 4부 능선 유해 발굴 현장에 올라 개구리 소년 사건에 관한 개요와 수사 상황을 간략히 보고 받았다.
민 청장은 유해 발굴 현장 인근에 마련된 제단에 헌화를 하고 피해 소년들에 대한 묵념을 했다. 이 자리에는 윤재옥(대구 달서구 을) 국회의원과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이 함께했다.
민 청장은 유해 발굴 현장을 들여다보며 "유가족에게 말씀드렸듯이 원점에서 사건을 하나하나 다시 재수사하겠다"면서 "아이들이 나무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나 회장은 개구리소년사건 용의자를 향해 호소했다. 나 회장은 "우리 부모들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면서 "당신이 자수한다 하더라도 처벌할 수가 없다. 처벌받을 수 없다. 죽기 전에 우리 원을 풀 수 있게 양심선언을 해 달라"고 했다.
이 사건은 화성연쇄살인사건(1986~1991),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1991)과 함께 대한민국 3대 영구 미제사건으로 꼽힌다.
최근 경찰이 DNA 감정을 통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모(56)씨를 지목하면서 개구리소년사건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개구리소년사건에는 경찰과 군인, 민간 등 32만여 명이 투입됐다. 현재 이 사건은 대구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전담해 들여다보고 있다.
미제사건수사팀 관계자는 "개구리소년사건 수사기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첩보를 수집해 새로운 수사 단서를 확보하고 탐문 수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