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부터 91년까지 화성 병점 일대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두고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불러왔다. 이 표현에 화성시민들은 불만이 많다. '화성'이라는 지역 전체가 안전하지 않은 도시로 낙인찍힌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화성시는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 노력이 무색하게 지난 9월 중순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가 나타나면서 다시금 살인사건으로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살인사건의 도시'라는 불명예가 30여 년 만에 되살아나자 시의회가 나섰다. 시의회는 오늘(28일) 열린 본회의에서 박경아 의원이 발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명칭변경 촉구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의회는 결의문에서 "1986년부터 91년까지 화성 병점 일대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졌지만, 사건명에 '화성'이라는 지명이 붙여져 30여 년간 오명을 짊어지고 있다"며 "경찰과 각 언론사는 화성시민 전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명칭을 '이춘재 살인사건'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사건 명칭에 가해자의 이름을 붙이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영철이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서울 신사동 등 서울 일대에서 2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사건은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으로 불린다.
강호순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도 서남부에서 7명을 살해한 사건 역시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이 명칭이다. 이 사건은 처음에는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사건'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강호순이 잡히면서 명칭이 바뀌었다.
결의문을 채택한 화성시의회는 이 결의문을 경찰청과 각 언론사에 보내 앞으로 명칭을 바꿔줄 것으로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