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와 중국 북부를 잇는 천연가스 공급관이 지난 2일 정식 개통됐다
이로써 중국은 향후 30년간 연간 38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받는다. 이는 2018년 기준 중국 천연가스 연간 소비량의 14%에 가까운 양이다.
베이징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상하이 아파트까지 러시아산 가스로 난방을 하는 셈이어서 양측이 '에너지 동맹'을 맺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양측은 2일 중·러 동부 가스관 가운데 러시아 구간인 '시베리아의 힘' 개통식을 열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와 사하 지역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헤이허(黑河)까지 연결하는 2800여㎞ 길이의 가스관이다.
러시아 동부와 중국을 잇는 중·러 동부 가스관 연결 사업은 총길이 8000㎞다. 이날 개통식으로 러시아 구간과 지난달 공사가 끝난 중국 북부(헤이허에서 지린성 쑹위안까지 1000여㎞ 구간)까지 4000㎞가 완성됐다.
홍콩 명보는 이번 가스관 연결로 헤이룽장 등 동북 3성, 베이징, 톈진까지 러시아산 가스가 공급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앞으로 상하이 등 창장(長江) 유역까지 가스관을 연결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CCTV는 러시아 국가에너지연구소 소장을 인용해 러시아의 천연가스전 개발이 계속되고 있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천연가스 수출량이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30년간 가스를 공급받는 대가로 러시아에 4000억달러(약 470조원)를 지급한다.
이번 가스관 연결은 정치적인 의미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 에너지 분석관을 지낸 에리카 다운스 컬럼비아대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 가스 동맹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 말고도 대안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