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에서 9명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일자리’를 꼽고 있으며, 경제적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다. 이 조사는 1996년 처음 시작해 5년마다 진행하다 2013년부터 3년에 한 번꼴로 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단 갈등에 관한 질문에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크다’는 응답이 91.8%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6년도 결과보다 14.5%포인트 대폭 상승한 것이다.
이어 '정규직-비정규직'의 갈등이 85.3%, '대기업-중소기업' 81.1%, '부유층-서민층' 78.9%, '기업가-근로자' 77.7% 등의 순서였다. 세대 간 갈등은 68.0%로 이전 조사(68.7%)보다 다소 줄었지만, 남녀 갈등은 43.1%에서 54.9%로, 3년 만에 크게 상승했다. 경제적 양극화에 대해서도 ‘심각하다‘가 90.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인가’를 물은 조사에서는 ‘일자리’를 31.3%로 가장 많이 언급했으며 이어 ‘저출산·고령화’(22.9%), ‘빈부격차’(2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에는 일자리를 42.6%로 응답해 다른 연령층의 응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 중 60%가 “전반적으로 행복”하며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 한국 사람이라는 것과 한국 문화, 역사 등에 상당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90%대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정적 감정에선 ‘종종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할 때가 있다’ 24.4%, ‘종종 사소한 일에도 답답하거나 화가 난다’ 23.9%, ‘종종 소외감을 느낀다’ 18.8%, ‘종종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16.3%로 나타났다.
‘가정의 경제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중산층 이하’ 59.8%, ‘중산층’ 34.6%, ‘중산층 이상’ 5.7%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묻는 항목에 가장 많은 응답자(41.1%)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 23.8%, ‘사회복지가 완비된 나라’ 16.8%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인식이 대폭 늘어난 반면, 통일에 대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높아져 복합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기존 결과와 비교해 볼 때 북한에 대해 ‘우호적 인식’(50.8%)은 2013년 44.4%, 2016년 40.6%에 비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일의 시기에 대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61.1%로 조사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79세 미만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한 달간(8월27~9월27일) 개별 면접조사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로 신뢰수준에서 ±1.4%포인트다.